비례대표직을 승계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국회 등원 이후 '낮은 자세'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국회의원 취임 선서 자리에서 흑석동 부동산 투기 논란에 사과한 김 의원은 이튿날인 20일에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보임을 비판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서도 맞대응하지 않고 "새겨 듣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3년 전 청와대 대변인으로 갈 때는 설렘이 훨씬 컸는데, (어제 첫 본회의 출석은)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설렘보다는 부담감이 훨씬 더 크게 다가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의 사퇴로 비례대표직을 이어받은 김 의원은 19일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취임 선서를 한 뒤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어리석은 행동의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김 의원은 이날도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그렇다고 제 잘못이 가벼워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집 문제는 저에게 계속 부담으로 남을 것이다. 개인의 문제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전임인 김진애 전 의원이 활동했던 국토교통위원회 대신 문체위에 보임됐다. 그는 이에 대해 "제가 먼저 (국회의장에게) 요청을 드렸다"며 "저에게 주어진 과제가 언론개혁이라 이와 관련된 문체위 또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배정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의원이) 왔다는 것에 대해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한 배 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그 말씀을 새겨듣고, 열심히 활동하는 것으로 제 모자란 점을 보충해 나가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김 의원은 전날 문체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뒤늦게, 어렵게 이 자리에 온 만큼 모자란 점을 보충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많이 이끌어달라"고 인사했다.
그러자 배 의원은 "논란과 문제가 불거진 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자숙과 자중은 고사하고 순번이 돌아와 고위공직자 자리에 다시 나서는 게 참 유감"이라며 "양껏 환영하고 축하하지 못하는 점이 유감스럽다. 위원장은 따뜻하게 품어줬지만 우리는 몹시 놀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2018년 2월부터 청와대 대변인으로 일했고, 배 의원은 2018년 6월 서울 송파 을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뒤 같은 해 9월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이끄는 자유한국당 비대위의 대변인을 맡았다. 청와대와 제1야당 대변인을 맡았던 두 사람이 시간 차를 두고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국회 문체위에서 만나게 된 것.
김 의원은 언론 개혁이 의정 활동의 목표라고 밝혔다. 언론사의 편집권 독립을 위해 소유 구조를 바꾸겠다고 했다.
그는 "공영 언론은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문제가 논란이 되고 민영 언론은 사주의 상업적 이익이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편집권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영 언론은 정부가 완전히 손을 떼고, 민영 언론은 사주의 소유권은 인정하되 편집권과 편성권에 일절 개입하지 못하도록 소유와 경영을 완전히 분리하는 빅딜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