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란불 켜지나...기재부 1차관 "글로벌 경기 회복 가장 큰 수혜 받을 것"

입력
2021.04.16 17:40
이억원 기재부 1차관 라디오 인터뷰
수출 5개월 연속 증가...1분기 가파른 경기 회복세
카드 매출액 2월 증가세...고용 13개월만에 플러스
확장적 재정 정책, 미래에 더 큰 비용 막는 것
아파트 가격 10주만에 다시 상승 우려

우리 경제가 수출에 이어 내수도 회복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정부 진단이 나왔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6일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 등을 바탕으로 성장세가 예상보다 확대되면서 회복성이 빨라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차관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수출과 설비 투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IT 경기 개선에 힘입어서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특히 수출은 5개월 연속 플러스, 일 평균 수출액 기준 6개월 연속 증가하고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차관은 내수와 관련 "민간 소비를 보면 아직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최근에는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있으면서 카드 매출액도 2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부진이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다만 "본격적인 회복 여부는 역시 코로나 진행 상황이 가장 큰 변수"라고 여지를 남겼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내수 부진'을 언급했던 정부가 '내수 부진 완화'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정부가 '완화' 표현으로 경제 상황을 진단한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이 차관은 민생 지표의 가장 핵심인 고용 부분과 관련해서도 "매월 일자리가 줄어들다가 3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31만4,000명 증가하면서 1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보면 우리 경제는 코로나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경기 회복의 훈풍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며 "그 속도를 더욱 빠르고 강하게 하면서 온기를 민생 경제로까지 고루 확산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 회복세 뚜렷, 긍정 요인"

이 차관은 글로벌 경제 회복세도 긍정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백신 관련 불확실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 리스크 요인은 상존하지만 금년 중 글로벌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견해가 나오면서 주요 기관들이 세계경제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대외 여건 변화에 우리가 크게 영향 받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미국 경제의 반등에 가장 큰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차관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1월 우리나라의 성장율을 3.1%로 전망했다가 4월 3.6%로 상향 조정했다. 3월 통과된 15조 원 규모의 추경 효과와 최근 경기 개선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투자 은행들의 경우 올해 성장률을 3.9%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경제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성장률을 3.2%로 전망했다. 1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국내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빨라서 연성장률이 3% 중반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재정 확대와 관련 "위기 때 어떻게 효과적으로 경제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래에 더 큰 비용을 막는 역할을 한다"며 "위기 이후 경제 회복 추이를 포함해 과감한 지출 구조 조정을 통해 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고 비과세 감면 정기화와 탈루 소득 과세 강화 등 세입 기반 확충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 지출을 무리하게 하더라도 그걸 통해 경제 성장률이 높아지면 파이가 커지고 중장기적으로 세수도 늘어날 것이란 의미다.

다만 부동산 시장 관련해서는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서민 주거 안정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이뤄갈 것"이라며 그 지향점을 향해 투기 수요 억제, 실수요자 보호, 불공정 거래 근절이라는 큰 틀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4월 둘째 주 아파트 가격 동향이 발표된 것에 대해서는 "꾸준히 둔화되다 갑자기 10주만에 다시 확대로 바뀌어 불안해진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시장 상황을 보다 면밀히 챙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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