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기 SG배 명인전] 찰나에 요동친 형세

입력
2021.04.14 04:30
23면
흑 변상일9단 백 신진서9단 본선 16강<5>



흑의 악수 교환으로 인해 형세는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변상일 9단도 실수를 깨달았는지 다소 상기된 모습. 흑1, 5로 우변을 최대한 크게 지키며 버텨간다. 백6, 8로 중앙을 봉쇄했을 때 놓인 흑9가 패착이 될 뻔했던 위험천만한 수. 9도 흑1로 먼저 붙이는 수가 대마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수였다. 백2로 뻗을 때 흑3으로 틀어막는 것이 좋은 수순. 백이 백4로 보강할 수밖에 없을 때 흑5에 붙여서 대마를 살릴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실전 백12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린 실착. 10도 백1의 자리를 붙여갔더라면 흑 대마를 포획할 수 있었다. 흑2, 6으로 상변에서 한 집을 만들 때 백7, 9가 결정타. 백 대마가 사활에 걸리지 않게 만드는 좋은 수순이다. 흑12, 14의 중앙공격 역시 백15로 침착하게 밀고 들어간다면 하변과 연결되어 문제없는 장면. 실전 흑13이 놓이자 승부의 추가 서서히 흑에게 기운다. 신진서 9단 역시 뒤늦게 백14, 16의 강력한 수법을 결행한다. 흑19, 21은 침착한 대응. 변상일 9단의 수읽기가 빛을 발한다. 백22로 흑25 자리에 틀어막는 것은 흑이 백22 자리 아래 1선에 마늘모 두는 묘수가 있다. 절묘하게 살아있는 형태다. 백은 어쩔 수 없이 백22, 24로 손을 돌린다. 흑33으로 하변을 안정시킬 때 놓인 백34는 최후의 승부수.

정두호 프로 3단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