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3조5,000억 원이 넘는 물량을 팔아치우며 ‘넉 달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증시 호황으로 주식 가치가 상승하면서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보유액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3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3조5,140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서 3조1,850억 원을, 코스닥시장에서 3,290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2조6,000억 원을 순매도한 이후 지난달까지 넉 달 연속 국내 주식 약 12조 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순매도 흐름에도 불구,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 주식은 사상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순매도했음에도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 주식은 805조3,000억 원으로, 전달과 비교해 7조8,000억 원 늘었다. 이는 전체 시가총액의 31.1%에 달한다.
반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국채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석 달 연속 순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은 상장 채권 14조7,120억 원을 순매수하고 5조5,880억 원을 만기 상환해 총 9조1,240억 원을 순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간 순투자 규모로는 직전 최대기록인 지난달 8조9,880억 원을 뛰어넘는 최대 규모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상장 채권과 비슷한 수준의 신용등급을 가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금리가 더 높았던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