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의 맏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근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진 부친의 병세를 전하며 자식으로서 느끼는 애절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노 관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버지는 눈짓으로 의사 표현을 하시기도 하는데 정말 하고픈 말이 있을 때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온 얼굴이 무너지며 울상이 되신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우는 모습이지만 (울음)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노 관장은 부친이 '소뇌 위축증'을 앓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소뇌 위축증은 희귀병으로 대뇌는 지장이 없어서 의식과 사고는 할 수 있다. 이것이 더 큰 고통"이라고 전했다. 의식은 있는데,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친을 바라보는 게 힘들다는 얘기다.
1932년생으로 올해 89세인 노 전 대통령은 천식 등 지병으로 꾸준히 병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서울 서대문소방서는 노 전 대통령이 호흡 곤란을 겪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연희동 자택으로 출동했으나, 이후 노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회복되면서 구급대원들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되돌아갔다고 한다.
노 관장은 "아버지는 말도 못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어떻게 십여년을 지낼 수 있을까. 나는 단 한 달도 그렇게 살 수 없을 것 같아 아버지는 나에게 '인내심'이라는 확실한 교훈을 주셨다"고 했다. 이어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버티고 계신 아버지를 뵈면, 이 세상 어떤 문제도 못 참을 게 없었다"며 존경심을 나타냈다.
그는 어머니 김옥숙 여사에 대해서도 "곁에서 영혼과 몸이 그야말로 나달나달해 지도록 아버지를 지키고 있다"며 " 어느 소설에서도 이토록 서로를 사랑한 부부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