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점점 체격을 키워가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단연 대형 SUV, 그리고 픽업 트럭 시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두 분야 중 가장 독특한 분야는 바로 픽업 트럭 분야라 할 있다. 실제 국내 시장에서는 그동안 ‘픽업 트럭’ 분야는 사실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시장이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새 국내 자동차 시장에는 국산 픽업 트럭은 물론 다양한 수입 픽업 트럭이 등장,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드의 또 다른 미드-사이즈 픽업 트럭, ‘레인저’가 와일드트랙과 랩터 사양으로 국내 시장에 데뷔했다. 주행 성능에 대한 자신감으로 무장한 ‘포드 레인저 랩터’는 과연 어떤 매력을 제시할 수 있을까?
오프로드의 감성을 한껏 더한 포드 레인저 랩터
국내 시장에 출시된 포드 레인저는 사실 정통 미국 픽업 트럭은 아니다. 그 배경이나 실제 차량에 적용된 요소들을 고려한다면 '픽업 트럭'의 대명사인 북미 시장보다는 호주와 유럽 중남미나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을 주요 타겟으로 한 차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승을 위해 준비된 포드 레인저 랩터는 충분히 이목을 끄는 모습이다.
참고로 포드 레인저 랩터는 5,560mm와 각각 1,870mm와 2,030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춰, 같이 데뷔한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대비 더욱 대담하고 강인한 인상을 제공한다. 덧붙여 휠베이스는 3,220mm로 동일하고 공차중량은 2,510kg으로 와일드트랙 대비 200kg이 무겁다.
앞서 제원에서도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과 차이를 보이는 포드 레인저 랩터는 외형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여준다. 실제 차체와 대비되는 견고한 오프로드 전용 바디킷을 부여 받았고, 전용 프론트 그릴을 장착했다.
여기에 네 바퀴에는 오프로드의 격렬한 주행을 견딜 수 있는 전용의 17인치 휠, 그리고 오프로드 주행에 우수한 기반이 되는 올-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했다. 참고로 이러한 변화 및 후술할 서스펜션 등의 개편 등으로 인해 포드 레인저 랩터가 와일드트랙보다 전고가 높은 모습이다.
이외에도 더욱 우수한 강도를 품은 랩터 전용의 사이드 스텝을 적용하고 랩터의 존재감을 강조하는 데칼 및 전용의 배지를 적용했다. 참고로 차량의 전면과 후면에도 각각 두 개의 견인 고리를 적용하여 자연 속에서의 생존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더욱 터프하게 다듬어진 포드 레인저 랩터
포드 레인저 랩터의 실내 공간은 보다 기능적인 구성, 그리고 성능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실제 포드 레인저 랩터의 도어를 열면 ‘포드 퍼포먼스’를 새긴 도어 씰 플레이트가 이목을 끌고, 스웨이드를 적용한 스포츠 시트가 운전자 및 탑승자에 대한 확실한 지지력을 예고한다. 이와 함께 스티어링 휠 역시 천공 가죽 및 12시 방향의 하이라이트 등이 더해져 ‘주행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명확히 느끼게 한다.
이와 함께 계기판 역시 일반적인 포드의 계기판과 달리, 두 개의 아날로그 클러스터 사이에 다양한 정보 및 설정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등과의 확실한 차이를 제시한다.
포드 레인저 랩터의 데크 공간은 공간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모습이다. 실제 데크 공간의 길이나 너비, 깊이 등이 모두 만족스럽고, 마감 역시 깔끔하게 구성된 모습이다. 또한 데크 게이트 역시 손쉽게 열 수 있도록 구성되어 그 만족감이 상당하다.
다만 활용성은 다소 아쉽다. 실제 포드 레인저 랩터의 데크는 최대 300kg의 적재물을 수용할 수 있어 600kg의 여유를 제시하는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대비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오프로드 주행에서 돋보이는 ‘랩터’의 가치
포드 레인저 랩터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니 곧바로 ‘랩터’의 감성을 확실히 누릴 수 있었다. 대담하게, 더욱 강렬하게 다듬어진 실내 요소들이 이후 이어질 ‘오프로드 주행에서의 가치’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같은 날, 그리고 조금 더 먼저 시승했던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이 디젤 사양임에도 충분히 정숙하게 다듬어졌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포드 레인저 랩터의 경우에도 아이들링 및 전체적인 주행 상황에서의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줘 포드 레인저에 대한 만족감이 더욱 높아졌다.
포드 레인저 랩터의 보닛 아래에 자리한 213마력 및 51.0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2.0L 바이터보 디젤 엔진과 10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4WD 시스템은 정통 미국식 픽업 트럭으로는 다소 아쉽지만 국내 시장에서 운영하기에 충분히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았을 때에도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대비 200kg 가량 무거운 포드 레인저 랩터을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물론 디젤 엔진 특유의 다소 둔한 반응이 아쉽긴 했으나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이 구현되었고, 랩터 사양 특유의 풍부한 사운드 전개 덕분에 주행의 즐거움 역시 한층 강조되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물론 토크 중심의 주행을 하는 만큼 전체적으로 ‘마이너스 요인’이라 할 수는 없겠다.
그러나 시장에서 포드 레인저 랩터와 경쟁하는 또 다른 픽업 트럭, 그리고 ‘포드 레인저 랩터’에 비해 더욱 저렴한 픽업 트럭들이 V6 가솔린 엔진으로 더욱 매끄럽고 우수한 출력을 제공하는 걸 고려한다면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포드 레인저 ‘랩터’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실제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이 오프로드 주행에서 ‘준수한 모습’이었다면 포드 레인저 랩터는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차이는 ‘레인저 랩터’를 위해 마련된 다양한 요소, 그리고 특별한 셋업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실제 폭스 레이싱에서 오프로드를 위해 조율한 전용의 서스펜션 시스템은 포드 레인저 랩터에게 크나 큰 자신감을 부여한다.
대다수의 노면 및 장애물을 극복할 때에도 더욱 우수한 안정감을 제공하고 더욱더 포용력 넘치는 모습을 바탕으로 승차감에 대한 만족감 역시 높이는 모습이다. 특히 일반적인 범프, 웨이브, 락 크롤링 등의 오프로드 주파 능력은 물론이고 네 바퀴가 모두 지면과 떨어지는 ‘점프’ 후 착지 상황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이다.
실제 고속으로 가속을 한 후 경사로를 거슬러 올라 허공으로 뜨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차체가 요동을 치거나 순간적인 변화로 인한 충격이 실내로 유입되지 않고 곧바로 차체 밸런스를 되찾는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이것이야 말로 ‘폭스 레이싱 서스펜션’ 적용의 이유라 생각되었다.
게다가 포드 레인저 랩터에 적용된 전용의 바디킷은 험준한 오프로드 주행에서 그 빛을 발휘한다. 진입각, 탈출각을 충분히 여유롭게 마련한 덕에 급작스러운 주행 환경 변화에도 거침 없는 주행이 가능했다.
그리고 이러한 바디킷의 적용은 활동 한계를 한층 넓히며 추가적인 차체 손상을 방지할 수 있는 점 역시 충분히 긍정적으로 여겨졌다. 덧붙여 이러한 부분이 포드 레인저 랩터가 그저 ‘패션 오프로더’가 아닌 진정한 오프로드 플레이어로 기록될 수 있는 기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점: 오프로드를 위한 우수한 주행 셋업, 그리고 감성적인 만족감
아쉬운점: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가격
호기심을 자극하는 오프로더, 포드 레인저 랩터
포드 레인저 랩터가 제공하는 매력은 사실 조금 더 ‘본격적인 오프로더’의 가치를 제공하는 부분에 있다.
실제 이번 주행을 통해 이러한 매력이 잘 드러나고 있고, 그 매력의 강도 역시 상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포드 레인저 랩터의 국내 판매 가격, 6,390만원은 분명 지프의 픽업 트럭인 '글래디에이터', 그리고 쉐보레 콜로라도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만드는 것은 내심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일 것이다.
촬영협조: 포드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