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따뜻한 자본주의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고 31일 강조했다. “불평등과 양극화의 문제, 노동권, 환경, 안전보다 성장을 앞세워 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반성하면서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부는 올해를 ‘모두를 위한 기업 정신과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고,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도록 힘껏 돕겠다”고 강조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말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48회 상공의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취임 후 대한상의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지만, 상공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는 온 국민이 함께 노력해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빠른 성장의 그늘에서 잃은 것도 있었다”며 “이제 변화의 때가 왔다. 기업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매출, 영업이익 같은 재무적 성과 중심에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같은 비재무적 성과도 중시하는 ESG라는 따뜻한 자본주의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단지 책임감만으로 가는 길이 아니다. 더 높이 성장하기 위한 길이며 새로운 시대의 경쟁력”이라며 “ESG를 최우선순위에 둔 투자금융이 급증하고, 지난해 ESG 펀드 수익률은 주식시장 수익률 못지않았다. 임직원과 고객, 지역사회와 두터운 신뢰를 형성하는 기업일수록 위기 회복력이 가장 빠르고, 생산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세계도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속가능발전이 세계적인 새로운 비전이 되었다”고도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ESG 경영 확산 원년을 선포하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제도 개선 △ESG 표준 마련 및 인센티브 제공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태원 대한상의 신임 회장을 비롯,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 대한ㆍ서울상의 신임 부회장단을 포함한 60여 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최태원 대한상의 신임 회장님의 취임을 축하하며 일본 수출규제 대응에서부터 코로나 위기 극복까지 상공인들과 함께 고생하신 박용만 전 회장님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기업인, 상공인들의 노력이 우리 산업과 무역을 지켜냈다. 이제 경제 반등의 시간이 다가왔다. 경제 회복이 앞당겨지고, 봄이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