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현대차그룹 동일인을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동일인이란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로, 공정위가 매년 5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지정할 때 기준이 되는 개인이나 회사(법인)를 말한다.
공정위는 그동안 정 회장을 새 동일인으로 변경할지를 두고 고심해 왔다. 지금까지는 기존 동일인이 사망하거나 의식불명 등으로 판정받아야 동일인을 변경해 왔기 때문이다. 또 정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줬다고 하더라도 부친인 정 명예회장이 '상왕(上王)'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정위는 현대차 주요 의사결정 구조가 이사회 중심으로 전환됐고, 정 회장이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 명예회장이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는 점도 고려됐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과 동일인의 친인척(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등이 3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최다출자자이거나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는 계열사 편입 대상이다. 현대차의 경우 정 회장이 총수로 지정되면 정 회장의 장인이 지배하고 있는 삼표그룹이 현대차 계열사로 들어오게 된다.
공정위는 다음 달 9일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받고 5월 1일 각 대기업집단의 동일인이 누구인지 등을 포함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