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힘을 안 빌링께 건강도 좋고 돈도 많이 번당께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각종 채소를 무경운농법으로 재배, 연 1억2,0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유기농 '명인'이 화제다.
주인공은 전남 순천시 순천만 인근에서 친환경 유기농 오이 등을 재배하는 김태현(58)씨. '건강한 작품은 건강한 토양에서'라는 신념으로 17년째 농기계 등을 사용하지 않는 '무경운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김씨는 "건강한 토양의 비결은 무경운"이라며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으면서도 토양의 수분과 유기물 함량은 늘리고, 표토 유실은 줄이며 인건비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종을 옮겨심기 전 하우스 내부 소독을 철저히 하고, 토양이 완전히 젖도록 물을 뿌린다. 쑥과 미나리 등을 사용한 '천혜녹즙', 당귀와 감초 등을 사용한 '한방영양제'를 물에 희석한 게 또 다른 비결이라면 비결. 특히, 오이와 토마토, 애호박 등 판매 목적의 수확물을 제외한 나머지 생산물과 부산물을 다시 거름으로 쓰는 것도 그만의 노하우다.
지금까지 무경운농법을 꾸준히 실천한 결과, 2007년 유기농인증을 획득했다. 2011년엔 채소 분야에서 전남도 유기농 명인 12호로 지정됐다. 무경운농법은 전남에서 유일하다.
그가 무경운농법으로 일구고 있는 토지 면적은 1.5ha가량. 오이, 고추, 감자 등 13개 품목을 시설재배해 연 25톤을 생산한다. 수확물은 로컬푸드점과 학교급식 등에 전량 납품한다.
그가 무경운농법을 고집하는 데에는 농약을 이용한 재배 과정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겪은 아내 선경희(54)씨 영향이 컸다. 김 씨는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신선한 친환경농산물을 많이 찾고 있다”며 “좋은 땅에서 생산한 좋은 유기농산물을 많은분들에게 공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