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9일부터 2022년 3월 28일까지 아이폰을 사용하는 한국 고객에게 아이폰 수리비와 보증 기간 수리비를 지원해주는 보험 상품인 '애플케어 플러스'를 10% 할인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고객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할인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지만 박수보다는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왜일까요.
애플이나 공인 서비스 제공업체 또는 아이폰 이동 통신사에서는 이날부터 아이폰 보증 제외 서비스 관련 디스플레이, 배터리 및 기타 수리에 대해 10% 할인을 제공합니다.
또 소비자들은 같은 기간에 애플 공식 사이트 또는 애플 공인 대리점을 통해 애플케어 플러스를 구입할 때 10% 할인을 적용받는데요.
이미 애플케어 플러스를 구입한 소비자는 구입 금액의 10%만큼을 되돌려 받습니다. 애플은 2019년 9월 11일에서 2021년 3월 28일까지 애플케어 플러스를 구입한 한국 고객에게 10%에 상응하는 크레딧(세금 포함)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해당 고객에게 전자 자금 이체로 제공됩니다.
애플의 이번 조치에 대해 많은 이용자들이 불만을 쏟아내는 가장 큰 이유는 일반인은 이해하기 어려운 번역 문구와 전문 용어를 썼다는 점입니다.
애플은 기존에 애플케어 플러스를 구매한 고객에게 "구매 금액의 10%에 상응하는 크레딧을 제공한다"고 안내해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한 누리꾼은 "크래딧을 준다는게 애플 기프트카드 같은 거냐"면서 크레딧의 의미를 헷갈려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른 누리꾼은 "우리나라에서 크레딧은 마일리지나 포인트로 인식되어 있다"며 "애플 보상 판매 시에 애플 스토어에서만 쓸 수 있는 크레딧도 크레딧"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크레딧을 고객에게 전자 자금 이체로 제공한다"는 내용에 대해 "전자 자금 이체라는 표현은 법에 친숙하지 않으면 처음 보는 말"이라면서 애플의 환급 안내 설명이 소비자들에게 불친절하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평소 '콧대 높은' 고객 응대로 비판을 받아왔던 애플인지라 이용자들은 할인 서비스를 받게 됐는데도 시큰둥한 분위기입니다.
한국일보 취재 결과 '전자 자금 이체'는 현금을 고객 계좌로 직접 이체한다는 것을 뜻하는데요. 사실상 '현금으로 돌려받기'인 셈입니다.
그럼에도 크레딧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용으로 쓰는 단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안내에 혼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은 애플 소비자 상담실로 문의하면 답변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사실 애플의 이번 조치는 자발적으로 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시정 조치에 따른 것이기 때문인데요. 애플코리아는 국내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광고비를 강요하고 무상수리 비용을 떠넘기는 등 '갑질'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았습니다.
애플은 1,000억 원 규모의 중소 사업자를 지원하는 내용의 시정 방안을 내놓았고, 이는 동의 의결안으로 확정됐습니다. 애플의 '상생지원' 방안에 따르면 250억 원을 아이폰 사용자 대상 유상 수리 비용 할인에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등 떠밀려 할인 조치를 하기로 한 데다 불친절한 안내까지 더해지면서 애플은 서비스 방침을 내놓으면서도 박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