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발전 늘려 글로벌 비중 절반 넘긴 中… '탄소중립' 약속은 빈말?

입력
2021.03.29 22:00
전력수요 증가 반도 안 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
韓태양광·풍력 비중 3.8%… 日·中에 한참 못미쳐

지난해 세계 석탄 화력 발전량의 절반 이상이 중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 수요 급증 때문이지만, 약 40년 뒤에는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선언이 무색하다.

영국의 에너지ㆍ기후 연구단체 엠버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 화력을 에너지를 가장 많이 생산한 나라는 중국이었다. 전체 발전량의 53%가 중국에서 나왔다. 비중도 5년 전(44%)보다 9%포인트 늘어 절반을 넘겼다.

현재 규모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확대 추세다. 자국 내 석탄 발전 비중이 증가한 나라는 주요 20개국(G20) 중 중국 하나다. 지난해 증설한 화력 발전 설비가 세계에서 가장 많았던 건 물론 늘린 설비 규모(38.4㎾)가 중국을 뺀 나머지 국가들의 설비를 합친 것의 3배에 달했을 정도다.

이는 중국이 천명한 목표와 정반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206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이라는 오명을 씻고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석 달 뒤 12월 파리협약 체결 5주년을 맞아 열린 유엔 기후목표 정상회의에서는 2030년까지 10년 안에 국내총생산(GDP) 단위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의 65% 이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추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목표와 현실 간 괴리는 폭증한 전력 수요 때문이다. 중국의 전력 수요는 2015년보다 1,884TWh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증가한 신재생 에너지량은 821TWh에 불과했다. 전력 수요 증가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중국이 택한 길은 석탄 발전량 확대라는 쉬운 길이었다. 순펭 시 국제 에너지 전환학회 회장은 “석탄 발전소를 더 짓기보다 기존 발전소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한 한국도 남 탓할 처지는 못 된다. 지난해 한국의 태양광ㆍ풍력 발전 비중은 3.8%로, 2015년보다 고작 1% 늘었다. 세계 평균 비중인 9.4%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데다 G20 국가 중 네 번째로 낮은 수치다. 다른 아시아 국가인 일본(10%), 중국(9.5%), 인도(8.9%)가 평균과 비슷하거나 웃도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엠버는 평가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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