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대의 흐름과 렉서스의 경험을 담은 렉서스 ‘NX 300h’ 시승기

입력
2021.03.29 13:30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데뷔 이후 꾸준하게 다양한 차량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요구, 그리고 나아가 시장의 요구를 반영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4년, 렉서스는 브랜드 SUV 라인업에 새로운 활력소를 부여하고, 이후 컴팩트 SUV 모델인 ‘UX’의 데뷔를 이끌게 한 새로운 SUV 모델 ‘렉서스 NX’를 선보이며 브랜드 SUV 라인업을 풍성하게 다듬었다.

시대가 요구하는 SUV의 그릇 위에 하이브리드의 매력을 더한 렉서스 NX 300h는 과연 어떤 가치를 품고 있을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렉서스 NX 300h는 시장의 성격에 따라 컴팩트 SUV, 혹은 중형 SUV로 평가받는다. 차량의 전장은 4,640mm에 이르며 전폭과 전고 역시 각각 1,845mm외 1,640mm에 이른다. 아무래도 토요타 RAV4의 체격이 떠오르는 부분이다.

덧붙여 휠베이스는 2,660mm이며 공차중량은 하이브리드 시스템 및 AWD 시스템, 그리고 프리미엄 SUV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이 더해지며 1,900kg에 이른다.

역동적으로 그려진 렉서스의 디자인

통상적으로 디자인 기조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차량의 형태에 따라 그 구현의 정도가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형태적 특성’이라는 것을 고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렉서스 NX 300h는 그렇지 않다.

렉서스는 그 어떤 브랜드보다 자신들의 디자인을 형태에 제한 받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내기 떄문이다. 덕분에 SUV의 형태로 다듬어진 렉서스 NX 300h에는 렉서스의 각종 디자인 요소들이 다채롭게 구현되어 있다.

시승을 위해 준비된 렉서스 NX 300h은 말 그대로 동급의 여느 SUV 사이에서도 가장 대담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익숙한 스핀들 그릴, 그리고 스포츠 쿠페에 사용하더라도 부족함이 없을 날카로운 헤드라이트 유닛의 조합은 더욱 만족감을 높인다.

이와 함께 깔끔하게, 그리고 화려하게 다듬어진 새로운 스타일의 바디킷을 더해 더욱 우수한 균형감과 감각적인 매력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덧붙여 깔끔한 보닛 및 라인 역시 그 매력을 높인다.

측면에서도 렉서스 만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누릴 수 있다. 체형을 크게 연출하기보다는 날렵하고 예리한 선을 더해 렉서스의 ‘L-피네스’를 보다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참고로 네 바퀴에 마련된 18인치의 투-톤 알로이 휠 역시 차량이 가진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후면 디자인 역시 날카로운 엣지감으로 연출된다. 날렵한 선이 이어지며 드러나는 독특한 실루엣,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등이 더해져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한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차량답게 머플러 팁을 숨기는 바디킷을 더한 점도 인상적이다.

컴팩트한 공간을 화려하게 연출하다

렉서스 NX 300h의 실내 공간은 SUV 고유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연출하면서도 렉서스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더욱 효과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다른 렉서스들이 센터페시아의 구성을 가로로 연출하는 것에 비해 NX 300h는 세로의 형태로 다듬어진 모습이다.

모노 톤의 대시보드 및 금속 고유의 컬러감이 대비를 통해 세련된 감성을 한껏 강조해 센터페시아의 시각적인 매력을 높였을 뿐 아니라 센터페시아 다양한 버튼을 집중 배치해, 직관적이고 깔끔한 구성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렉서스 특유의 감성이 담겨 있는 스티어링 휠과 계기판이 배치되었으며 센터 터널에는 기어 시프트 레버 및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리모트 컨트롤 패널 등이 배치되어 사용성을 한층 강조하는 모습이다.

센터페시아 최상단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센터터널의 리모트 컨트롤 패널 및 버튼 조작을 통해 내비게이션과 차량 관련 정보, 설정 등은 물론 오디오 및 라디오 등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탑승자의 만족감을 높이는 ‘마크 레빈슨’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져 프리미엄 브랜드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체격의 한계가 있는 만큼 렉서스 NX 300h의 실내 공간은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충분히 제 몫을 다하는 모습이다. 대신 프리미엄 브랜드의 SUV이기 때문에 시트의 연출이나 디테일 등에 있어서 확실히 ‘고급스러운 감성’을 느끼게 한다. 덧붙여 시트의 품질이나 레그룸, 헤드룸도 준수한 모습이다.

2열 공간 역시 마찬가지. 레그룸이나 헤드룸이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공간 자체는 충분히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연출되어 있었다. 여유로운 가치는 제시하는 건 아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울 뿐 아니라 2열 시트를 수동 방식이 아닌 전동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통상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이라고 한다면 적재 공간에 제약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렉서스는 특유의 하이브리드 경험을 바탕으로 적재 공간의 가치를 제시한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500L의 공간을 확인할 수 있으며 60:40 비율의 폴딩이 가능한 2열 시트를 접을 때에는 최대 1,545L까지 공간이 확보된다.

경험으로 빚어낸 렉서스 NX 300h의 효율성

렉서스 300h의 보닛 아래에는 렉서스의 다양한 차량에 적용되었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자리한다.

실제 깔끔하게 다듬어진 보닛을 들어 올리면 최고 출력 152마력과 21.0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2.5L 가솔린 엔진이 중심을 잡는다. 여기에 105kW의 출력을 내는 전기 모터가 적용되어 시스템 합산 199마력의 성능을 제시한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최적화된 e-CVT, 그리고 ‘E-Four’ AWD 시스템이 더해져 더욱 효과적이고 우수한 운동 성능을 구현하게 되었다. 덧붙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12.0km/L의 복합 연비를 확보했다.(도심 연비: 12.4km/L, 고속 연비: 11.5km/L)

하이브리드 SUV의 매력을 제시하는 존재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렉서스 NX 300h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렉서스 하이브리드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시동 이후에도 내연기관이 아닌 전장 기능만이 발현되는 모습은 말 그대로 하이브리드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NX 300h의 실내 공간의 구성이나 계기판, 스티어링 휠 등과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제시하는 완성도 역시 충분히 만족스럽기 때문에 ‘주행에 대한 기대감’ 역시 함께 느껴진다. 다만 엔진이 가동될 때에는 그 소음과 진동이 다소 도드라지는 편이었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렉서스 NX 300h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가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먼저 전기 모터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출력 전개를 제시할 뿐 아니라, 더욱 강한 힘을 요구할 때에는 엔진의 힘을 매끄럽게 더하며 주행의 가치를 높이는 모습이다.

워낙 우수한 출력을 품고 있는 전기 모터가 주행 시작과 함께 힘을 더하는 만큼 1,900kg의 공차중량은 큰 부담이 되지 않으며, 이후 모터 및 엔진이 조합되어 발산되는 출력의 만족감 역시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게다가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게 된다면 발진과 동시에 엔진과 전기 모터가 모든 출력을 전개되어 주행의 즐거움을 살리는 것 역시 꽤나 인상적이다. 덕분에 스포츠 모드로 달리고 싶다는 욕심이 커지기도 했다.

어느새 많은 경험이 쌓인 e-CVT 변속기는 주행 내내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일상적인 주행은 물론 주행 페이스를 높일 때에도 변속이 무척 능숙하고 부드러운 모습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능숙한 모습을 보여준 덕에 매끄럽고 다루기 편한 변속기라는 느낌이 들어 운전자의 신뢰도를 얻기 좋았다.

게다가 패들 시프트가 적용되어 있을 뿐 아니라 스포츠 변속 등이 가능한 만큼 운전자의 의지를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어, 주행을 하는 내내 ‘하이브리드 차량은 심심하다’라는 편견을 충분히 깰 수 있었다.

렉서스 NX 300h의 움직임은 말 그대로 깔끔하고 경쾌하고, 생기가 넘친다. 사실 렉서스 NX 300h라는 차량 자체가 스포티한, 혹은 역동적인 캐릭터를 제시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최근 렉서스가 점점 역동적인 감성을 더하고 있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즐거움이 도드라지는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조향에 대한 반응도 이전보다 조금 더 명료하고 직관적으로 다듬어진 모습이며, 조향에 따른 차량의 반응 역시 충분히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구현함에 있어 부족함이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SUV라는 특성상 차량의 높이, 지상고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코너 주행 중 롤링이 느껴지지만 운전자에게 위화감이나 불안감을 제시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주행 내내 차량에 만족감, 신뢰도를 꾸준히 느낄 수 있고, 이전의 렉서스 대비 한층 젊고 적극적인 모습이다.

참고로 이러한 변화는 렉서스가 의도한 부분이다. 실제 렉서스 측에 발표에 따르면 리어 서스펜션의 개선으로 반응성을 조금 더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즉, 이전보다 한층 수준 높은 운동 성능 등을 제시하는 게 바로 ‘최신의 렉서스’가 추구하는 방향이라는 것이다.

다만 렉서스의 이러한 변화가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이끄는 건 아닐 것이다. 과거의 편안하고 부드러운 렉서스를 그리는 이들에게는 최신의 렉서스들은 어딘가 조금 더 불편하고, ‘렉서스답지 않다’라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은 소비자 개개인에게 있을 것이다.

한편 시승을 하며 렉서스 NX 300h와 자유로를 달리며 그 효율성을 확인해 보았다.

약 35분의 시간 동안 평균 86km/h의 속도로 총 50.8km의 거리를 달린 NX 300h의 계기판에는 15.6km/L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수치는 NX 300h의 공인 연비에 비해 소폭 상승된 수치로 충분히 납득하고, 수긍할 수 있는 수치라 생각되었다. 다만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조금 더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좋은점: 날렵하게 다듬어진 외형과 고급스러운 공간, 그리고 만족스러운 운동 성능

아쉬운점: 엔진 개입 시 느껴지는 다소 거친 질감

충분히 매력적인 하이브리드 SUV, 렉서스 NX 300h

최근 한일관계의 냉각으로 일본산 브랜드에 대한 소유는 물론 거론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렉서스가 제시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품은 컴팩트 SUV, ‘렉서스 NX 300h’은 여전히 충분히 매력적이고,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존재라 생각되었다. 다만 그 선택에는 조금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렉서스

모클 김학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