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2만명 총 맞아 죽는 미국

입력
2021.03.25 01:27
코로나19 덮친 작년 한 해 20년래 최다
자살도 2만4000명… 난사 줄었지만 사망 증가

작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총에 맞아 숨진 이가 2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0년간 가장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다.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인용한 ‘총기 폭력 아카이브’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해 1만9,380명이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는 최근 20년간 최고 수치라는 게 WP 설명이다. 총기 폭력 아카이브는 총격 사건을 집계하는 단체다.

총격으로 다친 사람 역시 2018년보다 8,000명가량 늘어 4만명에 육박했고, 총기를 사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도 2만4,000명이나 됐다.

WP는 전문가들 말을 인용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범죄 방지 활동이 타격을 입고 실업이 증가한 데다 스트레스도 늘어난 상황이 총기 사망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미 클리블린드주립대의 로니 던 교수는 “총격 피살ㆍ자살을 합치면 하루에 총기로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또 약 300명의 어린이가 미국에서 지난해 총에 목숨을 잃었는데 이는 2019년보다 50%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이 상당 기간 학교에 가지 않은 데다 학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도 거의 없었다. 자살과 가정 폭력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수치라는 게 WP의 해석이다.

총기 구매는 급증했다. WP가 신원 조사 관련 연방정부 데이터를 토대로 집계했더니 지난해 2,300만정의 총기가 판매됐고, 이는 2019년보다 64% 증가한 수치다.

총기 난사 사건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난해 평균 73일에 한 건이었는데, 36일에 한 건이던 2019년과 45일에 한 건이던 2017, 2018년과 비교해 빈도가 줄어든 것이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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