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부장판사… 사상 첫 법관 탄핵심판 막 올라

입력
2021.03.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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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석태 주심으로 변론준비기일 열려
송두환 vs 이동흡... 전직 재판관 대리전도

사법농단에 연루돼 사상 첫 법관 탄핵 심판대에 오른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헌법재판소 심판이 24일 변론 준비기일을 시작으로 본격 막을 올렸다. 국회와 임 전 부장판사 측은 첫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증거채택 등을 두고 가벼운 신경전을 펼쳤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소심판정에서 임 전 부장판사 탄핵심판 사건의 변론 준비기일을 열고, 주심인 이석태 재판관과 이영진·이미선 재판관 주재로 쟁점과 증거를 정리했다. 탄핵소추위원장인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임 전 부장판사는 불참했으며 양측 법률대리인들이 자리를 지켰다. 국회 측 대리인에는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과 양홍석·신미용·이명웅 변호사 등이, 임 전 부장판사 측 대리인에는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과 윤근수 법무법인 해인 대표변호사 등이 선임됐다.

헌재가 향후 중점적으로 살펴볼 임 전 부장판사에 관한 탄핵소추 핵심 쟁점은 세 가지다.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세월호 7시간 명예훼손 사건 재판 관여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임창용 도박죄 약식명령 공판 절차회부 사건 △2015년 쌍용차 집회 관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 체포치상 사건 재판 관여 등이다.

재판관들은 "사상 최초의 중요한 사건인 만큼 신중하면서도 치밀하게, 여러 가지를 잘 검토하면서 재판하려고 한다"며 "양측에서 주장 신청서를 서면으로 제출하면 빨리 보고 결정해서 바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법관(임성근)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투표로 표결에 부쳤고, 그 결과 재적 288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02명, 기권 3명, 무효 4명으로 가결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법관 임기 만료로 퇴임해 법복을 벗었다.

헌재는 이날로 준비절차기일을 마무리하고 양측이 필요한 기록을 입수하는 대로, 다음 기일을 정해 심판 절차를 계속할 계획이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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