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맥라렌' 운전자의 '똥차' 막말 논란은 진실게임으로?

입력
2021.03.22 17:20
맥라렌 운전자, 미니 운전자·가족에게 욕설 논란
맥라렌 운전자 "사실 왜곡해 죽을죄 지은 사람 돼"
미니 운전자 "맥라렌 운전자 욕 장면 사진 공개"
양측 모두 블랙박스 영상은 아직 공개 안 해

부산 해운대에서 한 누리꾼이 맥라렌 운전자로부터 욕설과 폭언, 보복 운전을 당했다는 글이 퍼지면서 논란이 된 가운데, 맥라렌 운전자와 보복 운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미니(MINI) 운전자 사이의 진실 게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양측 모두 상대방을 고소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법정 싸움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맥라렌 운전자 A씨는 미니 운전자 B씨와 B씨 가족이 사실을 왜곡하며 자신을 갑질한 사람으로 매도했다고 주장한 반면, B씨는 당일 자신이 당한 모습 일부를 사진으로 공개하며 반박했다.

맥라렌 운전자는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욕은 상대 차주가 먼저 했다"며 미니 운전자 B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자신이 B씨의 열 살도 안 된 아이들에게 "너네 아빠가 거지라 이런 똥차를 타고 다닌다"며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 건 "와전된 것"이라고 맞섰다.

그는 "제 차량이 빠른 속도로 굉음을 울리며 급정차하며 끼어들었다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며 천천히 진입했다"면서 "뒤에 있던 운전자가 차량을 비켜주지 않으려고 제 차량을 가로막고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했다.


맥라렌 운전자 "상대가 먼저 욕해, 미니 운전자 주장 달라"

A씨는 아이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B씨 측 주장에 대해선 "(상대방이) 먼저 욕설을 해 저도 감정 조절이 안 돼 같이 욕을 하게 됐다"며 "상대방 차에서 욕하는 소리가 계속 들려 제가 선루프에 대고 '애들 있는 거 보고 참고 있다. 애가 뭘 보고 배우겠냐. 그러니깐 거지처럼 사는 것'이라고 말한 게 자극적으로 와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B씨와 B씨의 부인을 고소하겠다고 했다. 그는 "사실이 아닌 걸 사실인 양 포장하고 교묘하게 말을 이어붙여 제가 죽을죄를 지은 것처럼 표현했다"며 "제 신상은 물론 여자친구와 주변 사람, 제 친구들까지 전부 피해를 입어 낭떠러지로 몰리는 심정"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다만 A씨는 '블랙박스를 공개하라'는 누리꾼들의 요구에 "블랙박스 업체에 문의했지만 복원이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대신 지구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사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미니 운전자 "맥라렌 운전자 태도 때문에 사진 공개"

앞서 A씨를 경찰에 고소한 B씨는 해당 사이트에 A씨가 자신의 가족들에게 욕하는 장면을 캡처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과를 하기는커녕 억울하다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자 당시 모습 일부를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B씨는 "모든 자료를 보여드리기엔 고소장이 접수된 사건이라 수사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아이들에게 선루프 사이로 욕하는 장면을 올린다"며 "미니가 워낙 작고 회색이라 자세히 봐야 판별이 가능하지만 영상을 재생 중인 모니터를 찍은 것이라 화질이 좋지 않다"고 적었다.

B씨가 올린 사진에는 한 남성이 차 선루프 사이로 기대 말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두 번째 사진은 남성이 옆 차선에 댄 맥라렌에 올라 타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B씨 또한 블랙박스 영상이 아닌 사진을 올리자 누리꾼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B씨는 이에 영상을 복원하는대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리겠다고 했다.

부산에 거주 중인 다둥이 아빠라고 소개한 B씨는 앞서 21일 '부산 해운대 갑질 맥라렌'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B씨에 따르면 B씨 가족들은 13일 오후 7시쯤 귀가를 위해 송정동 삼거리에서 신호 대기로 정차 중이었는데, A씨가 보복 운전과 함께 욕설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B씨가 가는 길을 계속 쫓아다녔고, B씨는 아이들을 위해 집 근처 지구대로 가 신고했다고 했다. 그러자 A씨는 "변호사한테 다 얘기했으니 돌아가도 되겠냐"며 거들먹거렸다고 했다. B씨는 또 A씨가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에게 심한 욕설과 함께 "얘들아, 너네 아버지 거지다 알겠냐. 그래서 이런 똥차나 타는 거다. XX 평생 이런 똥차나 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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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