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6000억에 인니 바탐공항 개발권 낙찰

입력
2021.03.2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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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권도 함께 수주한 건 처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스위스 취리히공항 등을 제치고 인도네시아 바탐섬 공항 개발·운영 사업을 따냈다. 개항 20년을 맞는 인천공항은 그간 15개국에서 30개의 사업을 따낸 바 있지만, 개발권과 운영권을 함께 취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컨소시엄이 바탐공항 개발·운영 사업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사업 기간은 25년으로, 총사업비는 역대 최대 규모인 약 6,000억 원이다. 해당 사업 입찰에서 인천공항은 취리히공항과 프랑스 EGIS, 인도 GMR 등 해외 공항 운영사와 경쟁했다.

앞서 바탐경제자유구역청(BIFZA)은 바탐지역을 물류·관광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국제경쟁입찰을 통해 공항 개발·운영을 담당할 사업자를 모집했다. 낙찰자인 인천공항공사와 인도네시아 제1공항공사(AP1)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기존 바탐공항 여객터미널을 개선하고 제2여객터미널을 2024년까지 신설하는 내용의 2단계 확장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는 향후 25년간 바탐공항 운영도 맡는다. 3단계에 걸친 확장 사업이 최종 마무리되는 2046년에는 현재 연간 500만 명에 불과한 바탐공항의 여객 처리 용량이 2,500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바탐공항 사업이 상업시설 임대사업에 집중돼 있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유럽과 중동, 아시아를 아우르는 해외공항 네트워크를 갖춘 글로벌 공항 운영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인접한 바탐지역은 2009년 인도네시아 최초로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됐다. 2019년 기준 한국인 8만 명을 포함해 해외 관광객 200만 명이 방문한 휴양지로도 유명하다.

김경욱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 의미가 깊다"며 "공항 개발·운영 분야 해외 진출을 더 가속화해 글로벌 공항 운영사로서의 입지를 더 견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공항정책관은 “인도네시아는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가장 중요한 대상국 중 하나”라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인니 신수도 이전 사업 등 양국의 인프라 개발 분야 협력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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