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경북 구미시를 상대로 대구취수원 이전을 희망하는 호소문을 발표했으나 구미시가 여전히 '반대' 입장을 보였다.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 반대 범시민반대추진위원회와 구미시 민관협의회 등은 1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권 시장의 대구취수원 이전 호소문 발표에 대해 "낙동강 물 다변화 방안이라는 정치적 가면을 쓰고 취수원 이전이라는 대안을 발표를 한 것은, 구미시민 뿐만 아니라 낙동강 수계 전체 주민에 대해 안중에도 없는 태도"라는 반응을 내놨다.
이들은 "2011년 기획재정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한 맑은물 공급사업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타당성 없음'으로 결론이 나왔다"며 "대구시가 취수원 이전에 왜 이렇게 집착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30년 전 일어난 페놀사건에 대해 발생경위와 지역민의 정서를 잘 알지도 못하는 구미시민과 낙동강수계 주민들까지 끌어들여 취수원 이전을 거론하는 것은 결코 좌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를 향해서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환경부는 장기적 관점에서 생태보존이라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낙동강 수계 맑은 물 공급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대구시는 취수원 이전 계획을 중단하고 낙동강 상하류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권영진 대구시장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페놀 유출사고 발생 30년을 맞아 대구취수원 이전에 대한 구미시의 대승적 결단을 호소했다. 권 시장은 "먹는 물 문제는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취수원 공동이용에 대한 대승적 결단을 내려달라"고 밝혔다.
그는 "대구시민 중 상당수는 구미의 아들과 딸들"이라며 "우리의 소중한 자산인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양 지역의 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 시장은 구미 해평취수장으로의 대구취수원 이전을 위해 상호 이해와 배려, 과학적 검증, 합당한 보상 등 3대 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대구시는 극심한 가뭄 등으로 구미가 사용할 물이 부족할 때는 취수하지 않는 등 낙동강 수량 변화에 따라 취수량을 조절하는 가변식 운영방안을 비롯해 연간 1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조성, 구미경제활성화를 위한 국책사업 추진 등 대구·구미 생활공동체 형성을 위한 협력방안도 제시했다.
권 시장은 "남은 것은 상호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한 대승적 결단"이라며 "대구시는 구미시와 상생협력을 통해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