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음악 가수 최초로 미국 그래미 후보에 오른 방탄소년단(BTS)의 수상이 불발됐다.
그래미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15일(미국 현지시간 14일) 열린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프리미어 세리머니(사전 시상식)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수상자로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의 'Rain On Me'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8월 디지털 싱글로 발매한 '다이너마이트'로 이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곡은 지난해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3주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듀오나 그룹 또는 협업 형태로 팝 보컬이나 연주에서 뛰어난 성취를 거둔 음악가에게 시상한다.
‘다이너마이트’는 'Rain On Me',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타이니의 ‘Un Dia’, 저스틴 비버와 퀘이보의 ‘Intentions’,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이베어의 ‘Exile’ 등과 이 부문 후보에 올랐다.
소프라노 조수미 등 클래식 부문에서 국내 음악인이 수상한 적이 있지만 그래미의 대중음악 부문에서 국내 가수가 후보로 오른 것은 방탄소년단이 최초다. 2012년부터 시상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아시아권 가수가 후보로 지명된 것도 처음이었다. '다이나마이트'가 전 세계적으로 대단한 인기를 누린 만큼 후보 지명을 넘어 수상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가가와 그란데에게 양보해야 했다.
수상곡인 'Rain on Me'는 레이디 가가가 지난해 5월 발매한 정규 6집 'Chromatica'에 수록된 댄스 팝 곡이다. 현재 팝계를 대표하는 두 여성 가수인 가가와 그란데가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됐고 빌보드 싱글차트에 1위로 올랐다.
그래미 수상자 및 후보는 가수, 프로듀서, 녹음 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 전문가들로 구성된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이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수상자를 가리는 최종 투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진행됐다. 당초 1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3월로 연기되면서 수상자 발표가 늦어졌다.
방탄소년단은 한국시간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하는 그래미 어워즈 본 시상식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단독 퍼포먼스를 펼친다. 지난해 그래미 무대에선 래퍼 릴 나스 엑스 등과 함께 합동 공연을 했는데 올해는 정식 후보로서 한국 가수로선 최초로 단독 무대를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