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0일 동일본대지진 10주기를 맞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위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 장관 취임 후 양국 외교 수장 간 전화통화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관계 개선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 장관의 위로 서한 전달 사실을 알리고 "동일본대지진 10주기를 맞아 재난으로 인해 큰 피해와 슬픔을 겪은 유가족들, 일본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일본 국민들이 의연히 난국을 이어나가는 모습은 감동을 줬다"며 "우리 국민들도 가까운 이웃으로서 함께 아픔을 공감하고 진심어린 지원을 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코로나 대응 협력을 포함한 자연재해 및 감염병 확산 대응 협력 등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의 위로 서한 발신이 한일관계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한일관계가 과거사 문제로 최악인 가운데 외교부는 정 장관 취임 직후 일본 외무성에 외교장관 간 통화를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답을 받지 못했다. 이에 지난달 초부터 활동을 시작한 강창일 주일대사도 아직 모테기 외무장관을 면담하지 못하고 있으며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도 지난달 12일 부임 후 정 장관을 만나지 못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서한에 한일 간 외교 현안이 포함됐는지 여부에 대해서 "인도적 차원에서 일본 국민들에게 위로의 서한을 전달한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전날 보낸 서한에 대한 일본 측의 답신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