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환자는 24만9,000여명(2019년)으로 최근 5년 새 매년 1만9,000여명씩 증가했다. 또한 이들 가운데 10만명 정도가 투석(透析) 치료를 받고 있다.
투석 치료는 만성콩팥병으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개인의 콩팥을 대신해 인위적으로 체내 노폐물을 걸러주는 치료(혈액 투석, 복막 투석)를 의미한다.
정기적으로 병원이나 가정에서 별도로 시행해야 하고, 주의해야 할 점도 있어 투석 환자들은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투석 환자는 투석 과정에서 빈혈ㆍ영양실조ㆍ무기력증ㆍ가려움증 등 다양한 합병증을 겪는다.
특히 가려움증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지만 많은 투석 환자들이 겪고 있는 삶의 질을 낮추는 합병증의 하나다.
문성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요독성 가려움증이라는 투석 환자의 가려움증은 전체의 80%에서 나타날 정도로 매우 흔하며, 그 원인이 다양해 치료가 쉽지 않다”고 했다.
요독(尿毒)은 콩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소변으로 배출돼야 할 노폐물이 체내에 축척되는 것을 의미한다. 요독성 가려움증의 원인은 요독증과 만성 염증,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등에 의한 신경세포 손상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혈액 속 백혈구 중 하나인 호산구의 증가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밖에 가려움증은 다른 피부 질환ㆍ간경화ㆍ전해질 이상ㆍ약물 부작용 등 그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독성 가려움증은 초기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피부 변화는 없다. 하지만 만성적으로 증상이 심해지면, 긁어서 생긴 상처로 진물이나 흉터가 생길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더 가려움증이 유발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문성진 교수는 “요독성 가려움증의 1차 치료는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제를 꾸준히 바르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주 3회 혈액 투석 치료를 잘 받아 혈중 요독을 낮게 유지하고 인ㆍ부갑상선호르몬 농도를 목표치에 맞게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가려움증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가려움증의 다른 원인은 없는지 찾아보고 △약물 복용 △스테로이드 연고 바르기 △광선 치료 등을 시행하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