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세대가 거주중인 건물주가 보증금 수십억을 들고 잠적한 일명 '해피하우스' 사건의 피해자가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5층에 전세로 살다 피해를 당한 A씨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14년에 입사를 하며 기쁜 마음으로 첫 독립을 시작했다"면서 "(돌려받지 못한) 그 돈이 부모님이 어렵게 빌려주신 전세금이었고 20대 7년 동안 진짜 열심히 모은 돈"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A씨는 일 년째 집주인 부부와 연락이 끊겼다. 이들은 서울 가양동 역세권에 위치한 10층짜리 오피스텔 건물주다. 98세대 대부분이 2030인 세입자들은 현재 전세보증금 65억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전세금 6,500만원을 못 받은 상태다.
A씨는 "보증금을 받아서 당시 2020년 5월에 결혼을 하려고 했었다"면서 "결혼 자금으로 생각했던 그 돈은 사실은 전 재산이었는데 못 돌려받고 결국 일단은 신혼집으로 이사를 했다"고 했다.
그는 "그 당시 매일 밤 답답해서 울고 하루에 한 번씩은 전화해보고 했다"면서 "이 일이 터지기 전까지 첫 독립을 해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지금은 매일 잠도 안 온다"고 하소연했다.
A씨는 그러면서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A씨가 이미 건물주 부부에 대해 형사 고소를 했지만 증거불충분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됐다는 것이다. A씨에 따르면 당시 고소장을 제출한 사람은 A씨뿐이었고, 경찰 측은 80억원 상당의 건물가액에 비해 피해액인 6,500만원이 눈에 띄게 작다고 보고 무혐의 처분을 했다.
A씨는 "경찰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피해자 전부를 계산하면 좋은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 피해가 작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건물에 입주한 세대는 총 98세대로 대부분 첫 독립을 한 20·30대 사회 초년생들이다. 대부분 전세입자로 알려졌다.
A씨는 "2020년 2월 경매 개시가 되고 집집마다 그 사실이 통지되면서 피해 사실을 전부 알게 됐다"면서 "알아보니 2019년 초부터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았던 거였고, 하나둘 반환되지 않는 세대가 늘면서 전세 기간이 만료된 세입자들에게 2019년 8월부터 임차권 등기가 설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러면서 "집주인과는 2020년 3월까지 간간이 연락을 했는데 그 후로부터는 연락이 두절됐다"고 했다. 현재 A씨는 피해자들과 공동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