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새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28)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치른 평가전에서 호투하며 올 시즌 기대를 높였다.
LG는 10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KT와 연습경기에서 8-0으로 승리했다. 이천웅이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홍창기도 2안타 2득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투수 가운데에서는 LG 선발로 나선 수아레즈가 주목받았다. 지난 시즌까지 LG 1선발을 책임진 타일러 윌슨을 대체할 핵심 선발자원이다. 그는 2018년 빅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통산 7승 15패,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한 정상급 선수다. KT에서도 그간 주로 백업, 유망주 위주로 연습경기를 치렀던 것과 다르게 강백호, 배정대 등 주전들이 대거 출전하며 수아레즈 투구를 지켜봤다. 이강철 KT 감독은 수아레즈를 살펴보기 위해 포수 뒤 관중석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예상대로 수아레즈는 좋은 투구 밸런스와 커맨드를 바탕으로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2이닝을 던지며 1안타를 맞았지만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속구 최고 구속이 149㎞나 나온 데다, 포수 유강남이 미트를 대는 곳마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넣으며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갔다. 투구수도 당초 계획인 25개를 초과한 30개나 됐지만 묵직한 구위를 유지했다. 이상훈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타자 입장에서 수하레즈의 볼을 타석에서 많이 보면 볼수록 손해”라며 “스피드와 제구력을 갖춘 좋은 투수”라고 말했다.
수아레즈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제대로 경기를 뛰지 못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합류 첫날인 13일에 불펜 피칭을 하며 좋은 몸 상태를 자랑했다. 비시즌 기간 미국에서 착실히 몸을 만들어 온 것이다. 그는 캠프 참가 한 달도 안 된 지난달 26일 타자를 세워놓고 실전처럼 던지는 라이브 피칭을 하며 속구 최고 구속 148㎞까지 찍었다. 류지현 LG 감독은 KT전 후 취재진을 만나 “첫 실전 등판이었지만 구속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모두 좋았다. 타자를 상대한 정교한 커맨드가 인상적이었다”며 수아레즈 호투에 화답했다.
수아레즈는 속구뿐만 아니라, KBO리그에선 그간 빅리그에선 잘 쓰지 않던 커브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2019년 불펜으로 보직전환을 하며 커브 비중(2018년 13.3%→2019년 5.4%)을 줄이고 빠른 변화구를 사용해왔다. 이날 KT전에서도 상대팀 김건형에게 2스트라이크 이후 던진 볼이 잇따라 커트되자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으며 삼진을 잡았다. 수아레즈는 “날씨가 약간 추웠지만 속구는 생각한 대로 던질 수 있었고, 여러가지를 시험해볼 수 있어 좋았다. 80%정도 보여준 것 같다”며 “KBO타자들을 많이 상대한 유강남의 좋은 리드가 있어 훌륭한 피칭 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