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신작 '인트로덕션'이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각본상을 받았다. 이 가운데 배우 김민희가 직접 부른 '케 세라 세라'로 홍 감독의 수상 소감에 깜짝 등장했다.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5일(현지시간) 열린 가운데, 홍 감독의 25번째 장편 영화인 '인트로덕션'이 은곰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 홍 감독은 지난해 '도망친 여자'로 감독상을 수상한 데 이어 '인트로덕션'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2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그가 베를린영화제에 초청 받은 것은 지난 2008년을 시작으로 총 다섯 번째로, 지난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배우 김민희가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까지 포함하면 총 세 번째 베를린 수상이다.
'인트로덕션'은 청년 영호를 중심으로 아버지, 연인, 어머니의 이야기를 세 파트로 나눠 그린 작품이다. 김민희는 이번 영화에서 이례적으로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출연했다. 다만 그는 연기 외에도 프로덕션 매니저로 작품에 참여하며 홍 감독과 밀접하게 호흡했다.
이날 홍 감독은 온라인을 통해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수상 소식을 듣고 놀랐고, 행복했다"라며 "영화를 봐 준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하다. 심사위원들의 평을 읽고 기뻤다. 베를린영화제에 감사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홍 감독의 수상 소감에서 눈길을 끈 것은 그가 공개한 짧은 동영상 한 편이었다. 홍 감독은 "예전에 김민희와 함께 산책을 하다가 작은 달팽이를 발견했다. 이 작은 달팽이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선물로 전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해당 동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는 달팽이 한 마리가 길 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모습과 함께 한 여성이 부르는 도리스 데이의 '케 세라 세라(Que sera sera)'의 일부 음성이 담겼다. 얼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당 노래는 김민희가 부른 것으로 추정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로 호흡을 맞춘 뒤 이듬해 6월 불륜설에 휩싸였다. 불륜설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던 두 사람은 2017년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 동반 참석해 서로를 향한 애정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관계를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같은해 3월 홍 감독과 김민희는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시사회에 나란히 참석, "진솔하게 사랑하는 사이"라고 관계를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부적절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당당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두 사람을 향한 국내 대중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