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잘 든 보험은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내시경 검사의 중요성이 크다. 특히 위암과 대장암은 40대 이후 발병률이 높아지므로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권고된다. 그러나 귀찮고 복잡한 절차와 검사 과정으로 인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검사를 기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박세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내시경 검사를 잘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수면 내시경을 받을 지 아니면 비수면 내시경을 받을 지 선택할 때 비용을 기준으로 삼을 때가 많다. 그러나 비용이 들더라도 수면 내시경을 택하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먼저 위내시경의 경우 구역질을 잘 참지 못한다면 수면 내시경이 권장된다. 심한 구역질로 인해 목이나 식도가 찢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장 내시경의 경우 수술ㆍ출산 경험이 있다면 역시 비수면으로 받았을 때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으므로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수면 내시경은 의학적으로는 ‘진정 내시경’이라고 한다. 진정 정도가 깊어질수록 환자는 힘든 시술 과정을 기억하지 못하고, 의사는 환자의 돌발적인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진정제가 환자 호흡이나 심혈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심장ㆍ폐가 좋지 않으면 진정 자체만으로도 환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수면 내시경을 받는다면 자신의 병력을 잘 살피고 내시경 전문의와 상담해 결정해야 한다.
내시경 검사를 받으려면 먼저 젤리 같은 기포 억제제를 마시게 된다. 기포 억제제는 위ㆍ대장에는 있는 많은 기포를 흡수해 검사 정확도를 높인다. 같은 목적으로 대장 내시경을 받기 전에는 장을 깨끗이 세척하는 장 정결제를 마셔 병변을 잘 확인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런데 장 정결제의 경우 많게는 4L의 양을 마셔야 하므로 이런 일이 힘든 사람이 많다. 최근 용량을 줄인 장 정결제도 나오고 있으며, 알약 형태로도 출시돼 더 쉽게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내시경 검사를 받기 전에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검사를 하는 의사도 검사 시간이 길어져 검사를 받는 이도 힘들어진다. 이 때문에 내시경 검사를 하기 전에 식사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받게 된다. 특히 주의해야 할 음식으로 씨앗류ㆍ잡곡류ㆍ김치 등이 있다.
씨앗의 경우 몸에 흡수되지 않고 남으며, 내시경 통로를 막아 검사를 힘들게 만드는 주요인이다. 최소한 검사를 받기 3일 전부터는 씨앗이 든 음식은 삼가야 한다. 현미 등 잡곡밥도 소화가 어려워 피해야 하는 음식이다. 잡곡밥이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이유가 바로 소화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섬유질이 많은 김치ㆍ채소ㆍ해초류도 소화하기 어려운 음식이다. 반면 고기는 의외로 어려움 없이 소화된다.
위는 식사 후 4시간 정도면 음식을 대부분 소화시킨다. 이 위 내시경 검사는 저녁식사까지 한 뒤 검사 당일 아침만 굶으면 된다. 반면 대장 내시경은 검사를 하기 전 최소한 8시간 이상 금식해야 한다.
위 내시경 검사를 할 때 목 마취제를 사용하는데 위 내시경 검사 후 목이 얼얼한 것은 바로 마취제 때문이다. 목으로 내시경이 넘어갈 때 구역감이 가장 심하므로 목 마취제를 사용한다. 목 마취제 효과가 충분히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면 사레가 들거나 심하면 흡인 위험이 있다.
내시경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암의 조기 발견이 증가하고, 조기 위암과 대장암의 경우 수술하지 않고 내시경으로만 절제가 가능해졌다. 병변 침범이 그리 깊지 않고 다른 부위로 전이되지 않았다면 치료 내시경을 활용한 내시경적 점막절제술 혹은 점막하박리술로 점막 밑에 있는 암 부위를 도려내면서 치료하게 된다. 최근 내시경 술기(術技) 발전으로 위보다 훨씬 얇은 대장에서도 이러한 점막하박리술로 조기 대장암을 제거하고 있다.
박세우 교수는 “암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생활 습관과 함께 40대 이후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위 내시경 검사를 1년에 한 번씩, 대장 내시경 검사는 50세 이후 5년에 한 번씩 검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