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코스피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3,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미 국채금리 급등 우려에 대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시장 달래기'가 실패한 데 따른 파급효과다.
코스피는 5일 전날보다 17.23포인트(0.57%) 내린 3,026.26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장 시작부터 미국 증시 하락에 영향을 받아 7.33포인트(0.24%) 내린 3,036.16에 출발했다.
장중에는 2,982.45까지 떨어지며 낙폭을 키웠으나 오후부터 개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가까스로 3,000선을 다시 회복했다. 코스피가 장중 3,0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코스피 하락은 전날 미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1.11%, S&P500 지수는 1.34% 빠지며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나스닥 지수 역시 2.11% 하락 마감하며 최근 한 달 새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이 시장의 실망감을 키웠다. 시장은 연준이 장기 국채를 사들이고 단기 국채는 매도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을 통해 국채 금리 상승에 개입할 것이라고 기대해 왔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전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화상 회의에서 미 국채금리 급등에 대해 “연준의 목표를 위협할 수 있는 시장의 무질서한 상황 등을 우려한다”고 말했을 뿐 시장이 기대한 즉각적 조치들을 내놓지 않았다.
그나마 지수 하락폭이 줄어든 것은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개인들은 이날 1조1,894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8,054억원과 3,701억원을 순매도했기 때문에 하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다만 오후 들어 리커창 중국 총리가 "경제 성장에 필요한 지원을 이어나가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돼 3,000선 회복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리커창 총리의 발언 이후 중국 증시가 상승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며 "이 영향으로 한국 증시 낙폭도 축소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