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3가지 쟁점이 있다고 밝혔다. 바로 △3단계에서 오후 9시 운영시간 제한 △2단계부터 오후 11시 운영시간 제한 △4단계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 사적모임 금지다. 이 세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세 가지가 쟁점이 되는 이유는, 정부가 개편안의 전체 방향을 '자율과 책임'이라 강조하면서도 인원·시간 제한 등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로서는 전반적으로 방역이 느슨해질 것을 우려해 이 같은 조치를 추가한 것이지만, 자영업자들에겐 시간에다 인원까지 제한하면 사실상 집합금지와 다를 바 없다는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오후 9시는 '방역과 일상의 경계선'이라는 점에서 첨예하다. 정부는 '오후 9시 영업제한'이 3차 대유행을 가라앉히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수도권의 경우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한 지난달 15일 이후 닷새 동안 이동량이 1만6,057건에서 1만7,582건으로 늘었다. 비수도권도 시간 제한이 완화된 지난달 8일 이후 5일 만에 이동량이 1만3,347건에서 2만1,352건으로 늘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비록 1시간 차이이지만 오후 9시가 모임 등에서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안에 △2단계 오후 11시 영업제한을 추가하는 방안 △3단계 유흥시설·방문판매업소·노래연습장·식당·카페 등 오후 9시 영업제한 △4단계 필수시설 이외 모든 업종 오후 9시 영업제한 등이 들어간 이유다. 2단계의 경우 주간 일평균 36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인데도 △9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8㎡당 1명 이용인원 제한 정도의 규제밖에 없다.
감염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2단계에도 영업제한을 했으면 하는 게 정부의 바람이다. 다만 자영업자 반발이 있을 수 있어 '오후 11시 운영시간 제한' 조치를 추가한다 해도 지자체가 이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융통성을 불어넣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개편안 4단계 때는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도 금지된다. 정부는 개편안이 4단계 때 일부 유흥시설을 제외하곤 집합금지를 없애버렸다는 점을 우려한다. 정부가 보기엔 주간 일평균 1,5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4단계 상황에서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줘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지나친 사생활 침해도 우려된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방역을 위해 사적모임을 금지하는 게 좋은 방안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고, 효과가 있는 것도 분명하지만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며 "가능하면 개인 행동을 규제하기보다 시설의 안전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