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새롭게 열자" 제주4·3특별법 통과 도민보고대회

입력
2021.03.05 15:01



"이제사 말햄수다(이제야 말합니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한 기쁨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4·3특별법개정쟁취공동행동과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5일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제주4·3특별법 전부 개정안 통과에 따른 도민 보고대회를 가졌다.

도민 보고대회는 '함께 만든 4·3 특별법, 참된 봄의 시작이다'란 주제로 진행됐으며 각계에서 축하발언이 이어져 축제장을 방불케했다.

이날 원희룡 제주지사는 축사를 통해 "74년 전 3·1절 발포사건이 있던 현장이자 4·3의 도화선이기도 한 이곳 관덕정에서 우리는 4·3의 새로운 역사를 도민과 함께 가슴 속에 새기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수많은 헌신과 도민들의 참여로 21년 만에 4·3특별법 전부 개정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과거사 해결에 세계적인 모범으로 4·3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유족회를 도와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70여 년 전 처참한 죽음을 가슴에 묻고 살아야 했던 제주도민의 한과 피맺힌 응어리를 풀어내기 위한 단초를 이제야 마련했다"며 "제주 4·3이 화해와 상생, 평화,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고, 제주 미래가 새롭게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도 화답했다.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감사 인사를 통해 "모든 국민이 함께 힘을 보태주셨기에 가능한 했지만, 이제 시작"이라며 "억울하게 죽은 4·3 영령님들의 원통함을 풀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내야 한다.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게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도민과 국민께 감사의 큰절을 하기도 했다.

보고대회는 4·3 영령에 대한 묵념, 제주4·3 특별법 개정 과정을 담은 영상 상영,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의 시 낭송 등으로 열렸다.

제주4·3에 대한 추가 진상조사와 희생자 명예회복, 배·보상 등을 담은 제주4·3특별법 전부 개정안은 지난달 26일 국회를 통과했다. 올해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은 내달 3일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및 추념광장에서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의 시작을 알리는 희망의 행사로 봉행 될 전망이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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