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 중인 양현종(33)이 스프링캠프 합류 후 처음 불펜 투구를 소화하는 등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섰다.
양현종은 26일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불펜 마운드에 올라 포수를 앉혀두고 공을 던졌다. 양현종은 2020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 FA) 자격을 얻었고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소속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계약)을 맺었다. 이후 지난 20일 미국으로 떠났고 메이저리그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구단 지정 호텔에서 사흘간 격리한 뒤 24일부터 훈련에 합류했다. 이틀간 캐치볼 프로그램을 소화한 뒤 이날 불펜 투구를 한 것이다.
양현종은 이날 훈련 후 약 30분간 이어진 화상인터뷰에서 “아픈 곳 없이 첫 피칭을 잘 끝냈다”면서 “밸런스는 조금 부족했다. 앞으로 보완하겠다”라고 말했다.
예년보다 훈련량을 조금 늘렸다고 한다. 양현종은 “MLB 스프링캠프에서 경쟁하는 입장이다. KIA에서 뛸 때보다 비시즌 훈련량을 늘렸다”면서 “다만 미국에 오기 전 불펜 투구 개수가 50개였는데, 오늘은 32개만 던졌다”라고 전했다.
달라진 공인구에도 의견을 냈다. 그는 “KBO와 MLB 공인구는 확실히 다르다. 공인구 적응이 중요하기 때문에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노력했다. 문제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양현종은 라이브 피칭(타자를 세워두고 던지는 투구 훈련)을 거쳐 조만간 시작하는 시범 경기에 대비할 예정이다.
일단 빅리그 입성이 최우선 목표다. 현재 텍사스 스프링캠프엔 74명이 참가했는데, 40명을 제외한 양현종 포함 34명은 초청 선수 신분이다. 현지 매체 디애슬래틱은 지난 25일 보도에서 개막 로스터에 합류할 초청선수 중 양현종을 1순위로 꼽는 등 현지 분위기는 양현종의 빅리그 합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현종은 “선발이든 불펜이든 상관없다. 내가 결정할 문제도 아니다”라며 “내 목표는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KBO리그에서 14년 뛰었지만, 신인이라는 마음으로 다른 선수들과 경쟁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텍사스 선배’인 추신수로부터 응원을 받았다고 한다. 추신수는 2014~20년까지 텍사스에서 뛰었다. 추신수는 SK를 인수한 신세계와 연봉 27억에 계약하고 지난 25일 한국에 입국한 상태다. 양현종은 “추신수 선배와 문자를 주고받았고 통화도 했다. 내 도전에 대해 축하하고 응원해줬다”면서 “팀에서도 잘 지낼 것이라 힘을 줬다”라고 전했다. 추신수의 국내 복귀에 대해 양현종은 “더 많은 관중이 야구장을 찾을 것”이라며 “좋은 활약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현종은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 “내게는 마지막 기회다. 내 선택을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서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자세로 열심히 훈련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인터뷰 막바지엔 ‘이름(Yang)의 정확한 발음이 궁금하다’는 현지 취재진의 질문이 있었다. 양현종은 크게 웃은 뒤 자신의 이름을 또박또박 발음하며 “원래 발음은 ‘양’이 맞는데 몇몇 동료들은 ‘얭’이라고도 부른다. 양이든 얭이든 상관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