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률이 가장 높은 대학병원과 가장 낮은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내는 진료비 차이가 무려 2.5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립대(민간) 병원의 평균 보장률은 63.7%로 국립대(공공) 병원의 68.2%보다 약 5%포인트 낮아, 국립대 병원이 없는 지역의 의료비 부담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2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74개 국립·사립 대학병원 건강보험 보장률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총진료비에서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진료비 비중으로, 환자의 의료비 부담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주요 병원별 건강보험 보장률 산출 및 비교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74개 대학병원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평균 64.7%다. 다만 하위 10개 병원의 평균 보장률은 55.7%, 상위 10개 병원의 평균 보장률은 70.1%로 상하위 그룹 간 약 14.4%포인트 벌어졌다. 하위 10개 병원은 모두 사립이었으며 상위 10개 병원은 8개가 국립, 2개가 사립이었다.
보장률이 가장 낮은 곳은 차의과대학교 강남차병원(사립, 47.5%)으로 환자가 절반 이상의 의료비를 직접 부담했다. 보장률이 가장 높은 곳은 화순 전남대학교병원(국립, 79.2%)과 비교하면 환자 의료비 부담이 대략 2.5배 높다. 경희대병원(49.31%)과 대구가톨릭대 칠곡가톨릭병원(47.54%)도 보장률이 50%를 넘지 못했다. 반면 칠곡경북대학교병원(70.3%)과 양산부산대학교병원(69.9%), 서울대학교병원(69.5%), 충북대학교병원(69.4%) 등은 보장률이 70% 안팎으로 높았다.
경실련은 지역 간 공공의료 부족에 따른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공공병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보장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부 사립대 병원의 경우 교육과 의료라는 공익적 역할을 적절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정부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며 “공공병원의 우선 확충 등 공공의료 중심의 공급정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