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선다. 미국 보수진영의 연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공화당의 미래와 보수운동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비판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5~2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CPAC 행사의 마지막 날 연사로 나설 것이라고 20일 보도했다. 지난달 2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 언론 인터뷰에 응하거나 성명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공개 행사에 참석해 견해를 밝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자리에서 공화당의 미래와 보수운동에 관한 생각을 밝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강력 비판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재출마 여지를 남겨놓는 등 퇴임 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내 왔다. 게다가 지난달 6일 워싱턴 의사당 난입 사건 배후 혐의로 제기된 탄핵안이 부결되면서 정치활동 재개를 위한 큰 걸림돌은 벗어난 상태다. 구심점을 잃은 공화당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일 가능성도 엿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것도 현실 정치에 다시 뛰어들기 위한 명분 마련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한 인사는 더힐에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대해 “재앙 같은 사면과 국경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강력한 반(反)이민정책을 펼쳤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뒤집었다는 이야기이면서 자신이 이를 다시 돌려놓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올해 CPAC 행사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테드 크루즈, 릭 스콧, 톰 코튼 상원 의원 등이 연사로 나온다. 이 행사는 통상 메릴랜드주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규제 탓에 플로리다로 장소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CPAC은 활동가와 싱크탱크 인사, 공화당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보수 진영의 대표적 연례행사로,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공화당 인사들이 종종 연설자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