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에 조건부 핵협상 복귀 의사를 밝혔지만 이란은 '제재 철회' 요구만 거듭 강조했다. 양국이 빠른 시간 내에 협상 테이블에 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반드시 이란에 부과한 모든 제재를 조건 없이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시절 부과된 모든 제재를 풀면 이란도 즉시 보복 조치를 철회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미국이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복원을 위한 협상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다음날 나온 발언이다.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에 독일(P5+1)이 참석한 이란 핵합의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에 미국의 탈퇴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핵합의 복귀를 공약으로 내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했으나 현재까지 양측 모두 상대방이 먼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전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3개국(E3) 외교장관과의 화상회의 후 협상 재개를 공식화하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이란이 JCPOA에 따른 약속을 다시 엄격히 준수한다면 이란과의 논의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조건부 입장을 밝힌데다, 4개국 회의 성명에는 기존 JCPOA에 없던 조항도 추가됐다. 탄도미사일, 지역 불안정 등을 추가 협상 대상에 넣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담은 것이다. 기존 협상안 그대로 복구해야 한다는 게 현재까지 이란의 입장이라 실제 협상 재개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