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인사위원 추천기한 28일까지 연장… "합의 정신 살려야"

입력
2021.02.17 16:30
국민의힘, 위원 2명 추천 없이 1차 기한 넘겨
공수처, 국회에 '인사위원 추천' 재요청 공문 
김진욱, '야당 없는 인사위' 구성엔 선 그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7일 검사 선발을 위한 인사위원회 위원 추천 기한을 오는 28일까지 연장하고, 야당인 국민의힘 측에 ‘야당 몫’ 인사위원 2명을 추천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야당 추천 없는 인사위’ 가동 여부에 대해선 “합의 정신을 최대한 살리는 게 맞다”고 선을 그었다.

공수처는 이날 국민의힘에 “28일까지 인사위원 2명을 추천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재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2일 “여야가 각각 공수처 인사위원 2명을 16일까지 추천해 달라”면서 1차 공문을 국회로 보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나기주ㆍ오영중 변호사를 추천한 반면, 국민의힘은 기한 내에 인사위원을 추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인사위 구성도 미뤄졌다.

공수처는 이번 2차 기한 내엔 야당의 추천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처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야당이 재요청 기한까지 또 인사위원 추천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며 “내부 사정이 있어 조금 늦추는 거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공수처 관계자도 “우선 연장된 기한 내에 국민의힘에서 인사위원을 추천해 준다는 경우의 수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야당 배제 인사위 운영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리를 뒀다. 국민의힘이 끝까지 인사위원 추천을 거부한다 해도, 공수처법상 인사위 구성이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다. 그러나 김 처장은 “그런(야당 없는 인사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여야가 2명씩 (인사위원을) 추천하도록 한 것은 합의해 진행하라는 취지이고 합의 정신을 최대한 살리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어떻게든 국민의힘 협조를 받아 인사위를 꾸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인사위 구성이 지연되면서 당초 염두에 뒀던 ‘1호 사건 4월쯤 수사 착수’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우려에 김 처장은 “열흘 정도 시간을 연장한 셈이라,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사 선발 일정이 늦어지면 수사관 면접을 먼저 진행하는 등 방식으로 안배하면 된다”며 “검사 면접은 아마 다음달로 넘어갈 것 같고, 최대한 빨리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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