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재난지원금, 3월 중 ‘선별’ 지급된다… ‘전 국민’은 나중에

입력
2021.02.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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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 ‘선 맞춤형 지원→후 전 국민 지원’ 방침을 확정했다. 4월 전까지 코로나19 피해가 큰 소상공인ㆍ자영업자에게 4차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원하고, 이후 코로나19가 안정되면 전 국민에게 5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한발 물러선 與… “보편ㆍ선별 동시 지급”→ “선별 후 보편”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3차 유행 피해를 신속 지원하기 위해 맞춤형 피해 지원부터 논의하겠다”며 “내수를 진작하기 위한 (전 국민 대상) 지원금 지급은 코로나19 진정 상황을 보며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달 중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 다음달 말까지 소상공인ㆍ자영업자에게 지원금을 선별 지급할 방침이다. 이후 코로나19가 안정되면 지난해 5월 1차 재난지원금(1인당 40만원ㆍ14조3,000억원) 때처럼 전 국민에게 ‘위로금’ 성격의 5차 재난지원금을 주는 방안을 추가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2일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며 ‘선별ㆍ보편 동시 지급’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26명으로 집계되는 등 3차 대유행이 진정되지 않자, ‘전 국민 지급은 시기상조’라는 정부와 청와대의 반대 논리에 힘이 실렸다.

추경 편성 시 전국민 지원 예산을 ‘예비비(비상금)’ 명목으로 반영한 후 지급 시기는 뒤로 미루는 ‘플랜비(B)’도 거론됐으나, 이 또한 쉽지 않았다. 국가재정법이 추경 편성 요건을 대량실업 등 ‘중대 변화가 발생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어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보편과 선별을 동시 추진하면 추경 규모가 20조원 안팎은 될 텐데, 이 경우 국채발행 증가→채권가격 하락→금리 인상의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민주당은 ‘맞춤형→전 국민’ 순차 지원으로 물러섰다.

집합금지 ‘최대 300만원’ 유력… ‘매출 4억ㆍ종업원 5인’ 기준은 재검토

이번 4차 재난지원금은 3차 재난지원금(9조3,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정부는 3차 재난지원금 명목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본 연 매출 4억원 이하 소상공인에게 100만원을 일괄 지급했다. 여기에 더해 방역 조치로 영업이 제한된 카페ㆍ식당 등에는 100만원,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된 노래방ㆍ당구장 등 업주에게는 2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 바 있다. 또 다른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4차 재난지원금 또한 3차 때처럼 최대 300만원 수준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지급 대상은 확대될 공산이 크다. 현재 집합금지ㆍ영업제한을 당한 자영업자가 재난지원금을 받으려면 매출액, 상시 근로 직원의 수 등 법적 요건을 맞춰야 한다. 가령 식당은 연 매출 10억원 이하, 직원 5명 미만이어야 한다. 종업원이 5명 이상인 식당은 방역 조치로 오후 9시에 문을 닫아도 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다. 이에 “종업원이 많으면 더 힘든데 지원금은 못 받는다”는 비판이 나오자, 민주당은 이 같은 ‘5인 미만’ 기준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정상 영업을 하지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편의점 등 일반업종에 대해서도 현행 ‘매출 4억원 이하’ 기준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4차 재난지원금을) 편성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비공개 고위 당ㆍ정ㆍ청 회의를 열고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과 규모, 시기 등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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