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급성림프구성백혈병은 소아암 가운데 흔한 암이다. 소아암의 20~25%를 차지한다. 주로 바이러스와 싸우는 혈액 림프구를 만드는 골수 내 림프모세포가 악성으로 변해 증식하는 중증 질환이다.
정상 혈액 세포가 자라야 할 골수 내 공간을 악성 세포가 차지해 정상적인 적혈구ㆍ백혈구ㆍ혈소판 수가 줄어든다. 이로 인해 빈혈ㆍ감염으로 인한 열ㆍ출혈ㆍ멍듬 등이 나타난다. 온몸으로 퍼져 정상적인 장기 기능을 파괴해 생명을 위협한다.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이 주로 생기는 나이는 감염이 걸리기 시작하는 3~4세 때부터며 초등학교 갈 무렵까지다. 하지만 신생아부터 고령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층에 걸쳐서 발병할 수 있다.
증상은 열이 떨어지지 않거나, 아이가 쉽게 지치고 창백해 보이거나, 무릎ㆍ다리 통증 등이다. 특징적인 증상이 없어 일반 감기나 빈혈, 성장통 등과 구분하기 쉽지 않다.
대부분 수개월 이내 골수 전반에 걸쳐서 병이 악화한 뒤에 진단된다. 질병이 발생하는 원인은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유전자 이상은 극히 적다. 주로 가족력 없이 환자가 엄마 뱃속에서 자랄 때부터 유전자의 1차적인 돌연변이 후 감염에 대처하는 유아 시기에 2차적인 돌연변이가 림프구를 만드는 조혈세포에 생겨 발병한다.
질병 진행 속도가 빨라서 부모가 미리 알아차리기 어렵고 확률적으로 발생하는 질병이어서 부모는 자신의 탓으로 자책할 필요가 없고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급성림프구성백혈병은 암세포가 혈액을 따라 온몸으로 퍼지므로 수술로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해 전신적인 항암 약물 치료와 척수 내 항암 치료로 치료한다.
우선 진단 직후 골수 내 암세포를 5% 미만으로 만드는 관해 유도 항암 요법 후, 재발 위험을 나타내는 암세포의 유전자 변이와 염색체 수의 감소, 관해 유도 요법에 대한 치료 반응에 따라 항암 약물 치료를 지속할지 아니면 형제나 다른 사람에게서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을지 정한다.
대부분 항암 치료만 받게 된다. 항암 치료만으로 80~90%의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 생존율로만 치료를 평가하는 것은 소아암에서는 일부분에 해당한다. 평생 동안 치료로 인한 부작용 없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더 중요한 치료의 목표다.
이에 따라 그 환자에게 딱 맞춘 강도의 치료로 재발 없이, 치료 부작용 없이 개인 맞춤형 치료를 하게 마련이다.
이성욱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급성림프구성백혈병은 암 정복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성공 사례”라며 “이제는 생존 문제를 넘어 환아가 치료에 의한 합병증 없이 평생 동안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는 15일 세계소아암의 날을 맞아 소아암 캠페인을 시작한다. 세계소아암의 날은 소아암에 대한 대중 인식을 고취하며, 소아암을 겪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소아청소년암국제협력(Childhood Cancer International, CCI)가 2001년 제정한 날이다.
이번 세계소아암의 날 캠페인 주제는 '우리들의 손으로 더 나은 삶을 이룰 수 있다(Better survival is achievable, through our hands)'이다. 이영호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 회장(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30돌을 맞는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가 소아암을 치료 받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 전하는 미래와 사회 복귀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