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퇴임하는 박상옥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후보자 15명의 명단을 대법원이 9일 공개했다. 현직 법관 13명과 검사 출신 변호사 1명, 법학 교수 1명으로 구성된 이들 가운데 여성은 4명이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던 정준영 서울고법 부장판사, 현 정부 들어 검찰총장 후보자로 추천되기도 했던 봉욱 변호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 15명의 명단 공개는 지난달 15일부터 25일까지 대법원이 박 대법관의 후임자를 공개적으로 추천받은 데 따른 결과다. 당초 여성 9명을 포함, 총 40명(법관 33명ㆍ비법관 7명)이 제청 대상자로 천거됐는데, 이 가운데 15명이 심사에 동의한 것이다. 박 대법관의 임기는 5월 8일 만료된다.
현직 법원장으로는 배기열 서울행정법원장과 서경환 서울회생법원장, 손봉기 대구지법원장, 허부열 수원지법원장 등 4명이 심사 대상자에 포함됐다. 일반 법관은 정준영 부장판사를 비롯, 강승준ㆍ구회근ㆍ김종호 서울고법 부장판사, 신숙희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고법 판사, 오경미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고법 판사, 이창한 광주고법 부장판사, 정계선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 천대엽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등 9명이 심사에 동의했다.
최근까지 서울고법 형사1부 재판장을 맡은 정준영 부장판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2심에서 징역 17년의 중형을 선고하고, 이재용 부회장에겐 징역 2년6월 실형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 명령을 내려 주목받았다. 정계선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부패전담부 첫 여성 재판장으로, 2018년 이 전 대통령 뇌물혐의 사건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바 있다. 배기열 서울행정법원장과 천대엽 부장판사는 지난 대법관 인사에서 이흥구 대법관과 함께 최종후보 3인에 오르기도 했다.
변호사로는 대검 차장 출신 봉욱 변호사가 포함됐다. 봉 변호사는 2019년 6월 윤석열 검찰총장 등과 함께 검찰총장 후보자 최종 4인으로 추천됐던 이력이 있다. 현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교수로는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대법원은 10일부터 23일까지 이들 15명에 대한 일반인의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3명 이상을 대법관 제청 대상 후보로 선정하며, 김명수 대법원장이 이 중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최종적으로 임명 제청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