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올해를 친환경 모빌리티(이동수단) 솔루션 기업의 원년으로 정했다. 사명에서 '자동차'까지 지우고 새로운 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공표한 것. 기아는 이를 위해 전기차와 친환경차 등을 포함한 전동화 전환 전략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신규 시장에서의 세계 1위 달성 목표도 제시했다.
기아는 9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주주·애널리스트·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전동화(EV) 전환 구체화 △PBV 사업 역량 강화 △모빌리티 사업 확대 등 올해 '플랜S'의 3대 핵심 사업을 집중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새로운 로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사명이 적용된 올해를 ‘기아 대변혁’의 원년으로 선포한다”며 “기아는 이제 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에게 혁신적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우선 전동화 모델 강화를 통해 2030년까지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고, 연간 160만대 판매를 목표치로 내놨다. 전기차의 경우 2030년 연간 88만대 이상의 판매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 2026년까지 5년 간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차세대 전기차 7개 모델을 출시하고, 파생 전기차 4종과 함께 총 11개의 전기차 풀 라인업도 구축할 계획이다.
다음 달 세계 최초 공개되는 ‘CV’는 기아 전동화 강화 계획의 시발점이다. 기아는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500㎞ 이상 △4분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100㎞ 확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시간 3초 등을 CV의 ‘3대 강점’으로 정하고, 올해 7월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또 CV는 고속도로에서 부분자율주행에 가까운 주행을 보조해주는 기능 ‘HDA2’도 기아 최초로 탑재된다. ‘레벨3’ 부분자율주행 기능인 ‘HDP’는 2023년 이후 출시되는 전용 전기차부터 적용될 계획이다.
기아는 또 다른 핵심 전략인 ‘PBV’ 역량 강화를 위해 내년 최초 모델인 ‘PBV01’도 출시할 계획이다. 2030년에는 연간 100만대 판매를 달성, PBV 시장에서 글로벌 판매 1위까지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PBV 수요가 확대되는 2023년부터는 미국 모빌리티 플랫폼 스타트업 ‘어라이벌’ 등과 협업해 독자 플랫폼을 개발한다. 또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하고, 다양한 파트너십 연계를 통해 솔루션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올해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대비 12% 증가한 292만2,000대를 판매하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3.7%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소개했다. 또 매출액 65조6,000억원(전년비 10.8% 증가), 영억이익 3조5,000억원(전년비 70.1% 증가), 영업이익률 5.4%등의 2021년 재무 목표도 밝혔다. 아울러 중장기 영업이익률 목표를 2022년 5%, 2025년 6%에서 각각 6.7%, 7.9%로 상향 조정했다.
기아는 지속적인 원가 경쟁력 개선 활동을 통해 2025년에는 내연기관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는 2025년까지 총 29조원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으로 기존 사업 부분에서 투자를 1조원 줄이는 대신 이를 자율주행, 수소,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핵심 미래 기술 경쟁력 강화에 투입해 미래사업 부분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