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실거주 10명 중 3명…매매가는 7년간 12억 껑충

입력
2021.02.08 16:10
한국도시연구소, 등기부 1만여건 분석
4개 단지 평균 실거주율 32.7% 
매매가는 두 배 이상 급등

서울 강남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예정 단지인 은마아파트 소유주의 실거주율이 지난해 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주율은 매년 꾸준히 감소했지만 은마아파트의 단위 면적당(3.3㎡) 가격은 지난해 8,204만원, 매매가격은 21억원(34평형 기준)으로 조사됐다. 은마아파트를 비롯해 서울의 4개 아파트 단지의 실거주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한 반면 3.3㎡당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다.

한국도시연구소는 은마아파트와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용산구 한가람아파트의 가구별 등기부등본(2020년 8월31일 기준) 1만1,155건을 분석,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용역보고서를 8일 국회 사무처에 제출했다.

4개 단지 평균 실거주율 32.7%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개 단지의 평균 실거주율은 32.7%였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41.8%)가 가장 높았고, 은마(31.7%) 한가람(29.9%) 상계주공5단지(13.6%) 순이었다. 은마는 1999년 실거주율이 58.8%였지만 2005년 51.1%, 2010년 45.5%, 2015년 36.6%로 꾸준히 감소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도 2015년 48.3%에서 2020년 41.8%로, 상계주공5단지는 1999년 38.5%에서 지난해 13.6%로 줄었다.

실거래가는 2013년부터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은마는 2013년 3.3㎡당 가격이 3,347만원으로 가장 낮았지만 이후 계속 올라 2020년 8,204만원을 찍었다. 34평형 매매가격도 2013년 8억7,008만원에서 지난해 21억346만원까지 상승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3.3㎡당 가격도 2015년 3,085만원에서 지난해 6,654만원으로 두 배 올랐다. 같은 기간 24평형 매매가격은 7억4,855만원에서 15억7,514만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증여·상속 1999년 이후 매매보다 많아

4개 단지 소유주의 평균 나이는 45.6세였다. 연령대는 40대가 33.4%로 가장 많았다. 30대(28.3%) 50대(22.1%) 60대(7.9%) 29세 이하(4.8%) 70세 이상(3.5%)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은마(40.5%)와 상계주공5단지(28.9%)는 40대 비율이 높았던 반면, 마포래미안푸르지오(30.1%)와 한가람(34.9%)은 30대가 많았다.

실거주하지 않는 소유주들은 대체로 해당 아파트 주변에 살고 있었다. 은마 소유주들은 서울 강남구(33.8%) 송파구(7.2%) 서초구(7.1%) 등에 살았고,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소유주는 서울 마포구(22.0%) 서대문구(4.6%) 영등포구(4.1%) 등에 거처가 있었다.

소유권 이전 사유는 매매 비율이 가장 높았지만 2017년 이후엔 증여·상속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은마의 경우 증여·상속 건수가 2019년 43건에서 지난해 81건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증여·상속 건수(81건)는 1999년 이후 처음으로 매매 건수(65건)를 넘어섰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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