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케인(28)이 빠진 토트넘은 두뇌가 없는 팀처럼 뛴다.”
영국 가디언은 8일(한국시간)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온 케인의 팀 내 비중을 크게 다뤘다. 전날 토트넘과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경기 내용과 결과가 케인이 나서지 못한 이전 경기들과 크게 달라진 점을 짚으면서다. ‘뼈 때리는’ 분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디언은 “케인이 경기장에 있을 때 모든 것이 더 조리 있게 느껴지며, 손흥민(29)은 왼쪽 측면에서 살아나 상대 수비들에 악몽을 안긴다”고 분석했다. 손흥민 역시 케인이 있어야 빛난다는 얘기다.
발목을 다친 뒤 2주일도 안 된 케인을 경기장에 끌어들이는 도박을 감행한 조제 모리뉴(58) 감독의 결단은 일단 성공했다. 토트넘은 웨스트브롬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후반 9분 케인의 선취 골로 꽉 막혔던 공격의 ‘혈’이 뚫리자, 4분 뒤 손흥민이 추가 득점했다. 지난달 2일 리즈 유나이티드전 이후 멈춰 섰던 손흥민의 득점포 가동은 국내 팬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날 나란히 리그 13호골을 기록한 손흥민과 케인은 리그 득점 공동 2위에 올랐다.
감독은 물론 선수들도 케인의 존재감을 기다려왔다. 경기를 마친 뒤 모리뉴 감독은 케인을 별도로 언급하면서 “케인은 토트넘 구단 역사상 가장 특별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앞으로 토트넘의 모든 기록을 새로 쓸 것”이라면서 “우리가 그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걸 숨길 수는 없다”고 털어놨다. 케인의 복귀와 함께 골 침묵을 깬 손흥민도 “케인은 매우 중요한 선수”라면서 “두 경기 동안 케인이 많이 그리웠다”고 했다.
토트넘은 케인이 발목 부상으로 실려나가 경기의 절반만 소화한 지난달 28일 리버풀전을 포함해 3연패를 당했는데, 이는 앞서 케인이 멀쩡히 뛰던 19경기에서 당한 패배(3패)수와 같다. 특히 이달 들어 펼친 1일 브라이튼전, 5일 첼시전 모두 무득점 패배라 더 뼈아팠다. 당장 케인의 복귀는 반갑다지만 모리뉴는 ‘케인 의존증’ 완화란 과제도 함께 얻은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