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형 공을 한 번 쳐보고 싶다.”
김하성은 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꿈의 무대'로 떠나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1일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436억1,370만 원)에 계약한 김하성은 귀국 후 자가격리를 거쳐 키움 동료들과 함께 훈련해 왔다.
11일 출국을 앞두고 처음이자 마지막 공식 석상이었다. 김하성은 “아마추어 때는 프로에 가기에 급급했던 선수에 불과했지만, 좋은 구단과 좋은 감독ㆍ코치님들을 만나 잘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강정호, 박병호 등 선배들을 보며 자신감을 얻었고, 염경엽 감독님께서 메이저리그를 보며 야구를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2019년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불안하고 스스로를 믿지 못했다면 도전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열심히 살아남아 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계약하기까지 과정도 털어놨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 외에도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2018년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 일본인 우완투수 다르빗슈 유 등을 영입하며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김하성은 “토론토도 관심을 줬던 것은 사실이지만, 샌디에이고가 가장 적극적이었고 진심을 보여줬다. 향후 몇 년 안에 우승을 하도록 전력을 갖출 것이라는 말도 와 닿았다”고 밝혔다.
탄탄한 내야진을 갖춘 샌디에이고의 팀 사정상 경쟁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김하성은 지난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작된 키움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유격수를 포함해 2루, 외야 수비 훈련을 병행 중이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가기 위한 벌크업을 해왔다”며 “생각보다 몸 컨디션은 좋고 기계를 사용해 빠른 공도 많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KBO리그에서 경쟁을 하며 적응을 해왔기 때문에 자신있다. 좋은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다면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외야수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기에 팀이 급한 상황이 아니면 외야보다는 내야수로 뛰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하성은 올 시즌 목표를 빅리그 정착으로 뒀다. 그는 “주전으로 뛴다는 거 자체가 적응을 잘 했다는 것”이라며 “유격수, 3루수, 2루수 모두 자신 있고, 타격 쪽은 초반에 가서 잘 적응한다면 두자릿수 홈런 등 어느 정도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앞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계약 직후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신인왕과 월드시리즈 우승을 동시에 노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력을 갖추고 있는 팀이어서 정말 잘 한다면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목표의식이 있다 보면 스스로 채찍질 할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전현직 메이저리거 선배들에게 받은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김하성은 “현진이형은 ‘몸 관리 잘하라며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많이 해줬다. 박찬호 선배님은 경험을 말씀해주시며 지금도 도움을 많이 주고 있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끝으로 팬들에게 “7년 동안 KBO리그에서 뛰면서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어린 학생들에게 좋은 롤 델이 되도록 가서 잘하겠다. 계속해 많이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