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온' 임시완과 신세경이 완주 로맨스를 통한 성장기로 안방극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JTBC 수목드라마 '런 온' 기선겸(임시완)과 오미주(신세경)는 각자가 받아왔던 상처를 먼저 알아봐주고 위로하며 성장할 수 있게 서로를 북돋아왔다.
그리고 지난 28일 방송된 14회에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마침내 서로의 결핍을 완벽하게 채워 나간 두 사람의 따뜻한 서사가 그려져 시청자들도 함께 울고 웃었다.
사춘기 시절, 선겸은 갑작스런 어깨 부상으로 창 던지기를 못하게 됐고, 가족이 없는 병실에서 홀로 절망을 배웠다.
떨어져 지내는 게 익숙했지만, 말동무 하나 없던 병실은 고요하기만 했던 감정을 뒤흔들 정도로 잔인하게 느껴졌다. 이 경험은 희망이라는 단어에 기대 멀리 바라보지 않고, 그저 앞에 주어진 것들을 하나씩 해 나가며 스스로에 대한 욕심도 버리고 살자는 계기가 됐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지운 채, 반갑지 않은 상황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군말 없이 받아들였다.
미주는 그런 그에게 극복이라는 건 늘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쉬고 싶을 땐 쉬고, 힘들 땐 힘든 티를 내라고 했다. 조금 더 스스로를 위한 선택을 하라는 조언이었다. 이를 계기로 선겸은 달리지 않는 걸 선택했다. 더 이상 누군가의 그늘 아래 지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가슴이 시키는 대로 가기로 처음으로 결정한 순간이었다.
외롭고 슬펐기에 참지 않고 살아왔던 미주는 대체로 냉정했던 세상에서 가시를 세우며 스스로를 보호했다. 해야 할 말은 하면서도, 없었던 걸 욕심내기보다는 앞으로 가질 수 있는 것에 관심을 두는 것도 자신을 지키기 위한 그만의 방식이었다.
그런데 '기선겸'은 과연 욕심을 부려도 될까 의문이 들 정도로 마음이 강하게 외치는 사람이었다.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들이 쌓여갈수록 스스로가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고, 맞지 않는 신발을 구겨 신고 있는 기분이었다.
선겸은 그런 그에게 "잘 컸어요"라며 홀로 노력하고 버텨왔던 시간 끝에 반듯한 성인이 된 것을 높이 샀고, 앞으론 없는 것 대신 있는 것을 부르라며 자신의 이름 석자를 힘주어 말했다.
소중해서 지키고 싶은 마음이 앞서 언젠가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마음은 "보일 때까지, 끝까지 기다리겠다"는 약속으로 감쌌다. 이를 지켜낸 그의 존재는 미주가 마라톤이란 혼자 싸워야 하는 시간을 견딜 수 있게 한 힘이 됐다.
이처럼 선겸은 무던하게 견뎠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고, 미주는 단단하게 버텨내다가도 한 순간에 자신을 무너뜨리는 결핍의 굴레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이젠 딱 맞는 운동화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관계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서로를 통해 스스로를 가뒀던 틀을 깨고 나온 선겸과 미주의 성장은 이들 커플을 더 단단하게 묶는 고리가 됐고, 그렇게 깊어진 사랑은 안방극장에 감동을 선사했다.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가운데, 아직 풀리지 않은 인물들의 고리는 또 어떤 변화를 이끌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절정으로 높아진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