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진행된 2020~21 V리그 한국전력과 우리카드의 경기에서 리그 5위 한국전력은 4위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2-3으로 석패했다. 하지만 한국전력 센터 신영석(35)의 경기력은 눈이 부셨다. 이 경기에서 블로킹 4점과 서브 1점 포함해 18득점을 했는데 공격 성공률은 무려 92.9%에 달했다. 14번 공격해 13번이나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17일 현대캐피탈전에서는 16득점에 공격성공률 58.9%를, 지난 21일 삼성화재 전에서는 19득점에 80.0%를 기록하며 기복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화재전 19득점과 우리카드전 18득점은 올 시즌 한 경기 센터 최다득점 1,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08년 11월 입단, 11시즌째를 맞는 신영석이 V리그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은 역대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9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11시즌 동안 그의 누적 득점은 3,121득점으로 센터 가운데 역대 2위다. 팀 내 주득점원이 아닌 센터 포지션에서 이렇게 많은 득점을 올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부문 1위는 이선규(은퇴) 배구해설위원이 15시즌 동안 쌓은 3,255득점인데, 매 시즌 평균 300점가량 올리는 신영석의 추세라면 늦어도 12시즌째인 다음 시즌 초중반엔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 특히 센터인데도 강한 서브를 구사하며 서브로만 204점을 올린 점이 눈에 띈다. 센터 중에는 단연 역대 1위고, 전체 포지션을 통틀어도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한 시즌 전체 기록을 살펴봐도 독보적이다. 한 시즌 개인(센터) 최다 득점 기록 1~3위에도 모두 신영석의 이름이 올라 있다. 데뷔 시즌인 2009~10시즌에 우리캐피탈 소속으로 435득점(공격 성공률 58.5%)을 올리며 센터 중 역대 최다 득점을 올렸고 2011~12시즌엔 363득점(61.4%)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로 팀을 옮긴 2016~17시즌에도 315득점에 공격성공률 63.4%라는 놀라운 수치를 올렸다. 당시 같은 팀 센터였던 최민호도 315점(56.2%)으로 공동 3위 기록을 갖고 있다.
신영석은 올 시즌에도 235득점을 올리고 있는데 역시 리그 센터들 가운데 최다 득점 1위다. 2위 하현용(우리카드ㆍ190점) 3위 최민호(현대캐피탈ㆍ170점)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만큼 오랜 기간 꾸준하게 기량을 선보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상무에 다녀오며 뒤늦게 팀에 합류한 2015~16시즌(87득점)을 제외하고는 매 시즌 250~350점을 올리고 있다.
신영석과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었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신영석에 대해 “대한민국 최고 센터”라며 엄지를 치켜세웠고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도 ‘현 대한민국 최고 센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신영석”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다만 올 시즌 소속팀이 봄 배구를 향한 '턱걸이 경쟁'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개막 7연패 수모를 당했던 한국전력은 신영석의 합류와 함께 12승 6패로 반등하며 리그 5위(승점 39)에 올라 있지만,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3위 OK금융그룹(승점 42) 4위 우리카드(승점 41)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