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으로 휘청였던 미국 경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연간 성장률이 3.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보다 1%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7.5%의 성장률을 보였던 직전 분기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연율로는 4.0%에 해당한다. 다만 이날 발표는 속보치로 향후 수정될 수 있다. 지난해 말 가파른 코로나19 확산세는 4분기 경제에 직격탄이 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11, 12월에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정부의 지원책 감소로 소비가 줄고 상점 폐쇄는 늘었으며 개인 소득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연간으로는 성장률이 3.5% 감소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경제가 11.6% 위축했던 1946년 이후 최악의 수치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경제 성장률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금융위기 이후 2.5% 역성장한 2009년 이래 처음"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의 벤 허존은 "미국 경제에 폭넓은 회복세가 있었지만 경제적으로는 아직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해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앞서 전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제로금리 유지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아직도 경제에 상당한 위험요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이어 "현재 경제에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방역이 최선의 경기 부양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