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일제히 다음 달 1일부터 스프링캠프를 열고 본격적인 2021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원년인 1982년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 전 구단이 캠프를 마련했다. 기존 훈련지인 해외보다 높지 않은 기온 탓에, 선수들이 부상 없이 얼마나 컨디션을 끌어올릴지가 이번 캠프의 관건이다.
28일 각 구단에 따르면 구단마다 장기계약, 자매결연 등을 통해 마련해둔 일본 오키나와ㆍ미야자키ㆍ고치, 대만 가오슝, 미국 애리조나ㆍ플로리다, 호주 에들레이드 등을 포기하고 국내를 훈련지로 일찌감치 택했다. 해외 역시 코로나19가 극심해 감염 우려와 귀국 후 거치는 2주 자가격리가 부담돼서다.
NC 롯데 삼성 KIA 등 남쪽 지역 연고의 구단들은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은 홈구장에 캠프를 차렸다. 바람과 쌀쌀한 날씨에선 투구가 힘든 투수진을 위해 구장 외야 불펜 등에 천막을 치고 난방기구를 가동하는 식의 훈련장 보강작업도 이뤄졌다.
중부지역을 연고로 둔 한화와 KT, SK 등도 남쪽으로 내려간다. KT는 부산(기장볼파크)과 울산(문수야구장)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한화는 경남 거제에서 보름간 체력 위주의 훈련을 한 뒤 대전 홈구장으로 돌아가 2차 캠프를 차린다.
신세계로 매각되는 SK는 10개 팀 중 유일하게 바다를 건너 제주 서귀포에서 훈련한다. SK 관계자는 “지난주 답사를 다녀와 보니 종전 캠프인 일본 오키나와와 비슷한 환경이었다”며 “기대한 성적을 내도록 캠프에선 어수선한 분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서울 팀인 두산과 LG는 남쪽 대신 경기 이천에 자리 잡았다. 2월 평균 기온이 영하 1도지만 실내 전용 훈련장과 2군 홈구장이 있다는 점을 활용했다.
남쪽에 훈련하는 팀들이 집중되다 보니, 3월부터는 영남지역에서 연습경기도 벌어진다. 해외캠프에서 훈련 도중 현지 팀과 펼치는 교류전을 대신하는 팀간 경기다. SK도 연습경기를 위해 3월 8일부터 영남으로 가고, 한화 LG KIA 등도 합류한다.
그러나 9개 구단 모두 키움이 부러울 수 밖에 없다. 키움은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캠프를 벌인다. 고척돔은 25도 안팎을 유지해 선수들이 강도 높은 훈련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렇다 보니 일정도 5일 훈련 후 1일 휴식이다. 키움 관계자는 “집중력과 컨디션을 단기간에 높이기 위해 초반 강도 높은 스케줄이 예정돼 있고 3월부터는 타팀과의 연습경기도 고척에서 진행한다”며 “날씨가 추운 관계로 선수들 몸 관리에 더욱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