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2000년대 들어 기상 재해로 48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독일 도이체벨레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의 비영리 민간기후연구소 저먼워치가 발간한 기후위기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2019년 사이 1만1,000건이 넘는 극단적인 이상기후 발생에 따른 사망자는 총 47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또 기상 재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총 2조5,600억달러(약 2,82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기후 재난은 세계 양극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극한 기상 사건은 가난한 나라에 집중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푸에르토리코·미얀마·아이티 등이 최악의 피해를 입었고, 2019년 가장 큰 피해를 본 두 나라는 모잠비크와 짐바브웨였다. 모잠비크는 23일에도 사이클론 엘로이즈 피해로 약 7,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보고서는 피해가 큰 빈국들은 선진국에 비해 재건에 투입할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진국들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2020년부터 개발도상국들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도록 매년 1,0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선진국들이 약속한 1,000억달러 지원 계획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저먼워치는 또 전 세계 평균 기온이 10도 오를 때마다 태풍과 허리케인 피해 규모는 더 커지고 발생 건수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세계기상기구(WMO)는 2020년이 역대 가장 더운 3개년 중 한 해였으며,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1.2도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데이비드 엑스타인 저먼워치 정책고문은 "일본도 지난해 슈퍼 태풍 하기비스로 29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며 "태풍으로 인한 인명·가옥 피해는 항상 있어 왔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그 피해 정도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