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안주현 운동처방사에게 징역 8년,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최 선수는 안씨 등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 지난해 6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상윤)는 22일 유사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안주현(46) 운동처방사에 대해 징역 8년,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8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7년간 신상정보 공개,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다만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에 대해선 "재범 위험성 있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여자선수 9명의 가슴이나 허벅지, 음부 등을 추행하고 유사강간하기도 했다"며 "피해자들은 상당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라고 보이며,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의 범행과 수법, 내용, 횟수, 기간 등을 검토해봤을 때 죄질이 상당히 무겁다"며 "치료와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최숙현 등 선수들에게 폭행 등을 저질렀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씨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에서 미국 의사면허를 취득한 것처럼 속인 뒤 선수들에게 마사지 등 의료행위를 하면서 금품을 챙긴 혐의와 소속 선수를 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고 최숙현 선수는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장윤정, 김도환 등 선배 선수들로부터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지난해 6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 등에 수차례 도움을 요청한 최 선수는 사망 하루 전날에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는 등 지원요청을 했었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29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