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물러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 자신의 지지자들이 일으킨 워싱턴 국회의사당 난동 사태에 대해선 “폭력은 용납이 안 된다”고도 했다. 하지만 4년 재임 기간 치적이 많았다며 자화자찬도 늘어놓았다. 특히 한국과의 방위비분담금 협상 줄다리기를 자신의 치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오후 공개한 고별 연설에서 “이번 주 우리는 새로운 행정부를 출범시킨다”며 “새 행정부가 미국을 안전하고 번영하게 하는 데 성공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또 6일 발생한 의사당 사태와 관련, “모든 미국인은 우리의 의사당에 대한 공격에 몸서리쳤다”며 “정치적 폭력은 미국인으로서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에 대한 공격이고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그 어느 때보다 우리는 공유하고 있는 가치를 중심으로 단합하고, 당파의 횡포를 뛰어넘고, 공동의 운명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4년 임기 동안 지지자들과 새로운 정치를 이끌어왔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 땅의 수백만 열혈 애국자들과 함께 우리는 이 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 운동을 펼쳤다.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구축했다. 그것은 ‘미국 우선주의’였고, 우리 모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를 원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감세, 일자리를 없애는 규제 철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및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 등을 치적으로 열거했다. 특히 "한국과의 일방적인 거래(방위비분담금) 재협상"도 자신의 업적으로 꼽았다. 자신이 나서서 한미 간 방위비 협상 합의를 막았고 그 결과가 미국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수십년 만에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지 않은 첫 대통령이 된 것이 특히 자랑스럽다”고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성공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미국이 끔찍한 팬데믹(감염증 세계적 대유행)에 처했을 때 우리는 하나가 아니라 두 가지의 백신을 기록적인 속도로 개발했다”며 ‘의학적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다른 행정부였다면 3년, 4년, 5년, 아마 10년 가까이 걸렸을 일을 우리는 9개월 만에 해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오전에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공군기지에서 자체 송별식을 가진 뒤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로 떠난다. 하지만 의사당 사태와 관련해 상원 탄핵 절차가 남아 있고, 검찰 수사 등도 예고된 상태여서 물러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