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짧은 겨울에는 불면증 환자가 늘어난다. 그런데 만성불면증 환자의 2명 중 1명은 실제로 잠을 충분히 잤지만 자지 못했다고 느끼는 ‘수면착각증후군’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수면센터가 지난 2019년부터 2020년 12월까지 만성불면증으로 수면 다원 검사를 시행한 240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잠을 제대로 잤지만 잠을 잔 시간의 70% 미만의 시간만 잠을 잤다고 착각한 환자, 즉 수면착각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의 비율이 55%였다. 10명 가운데 5.5명이 넘는 사람이 10시간을 자고 7시간만 잤다고 여기는 것이다.
환자들이 비교적 적당한 양의 수면을 취하고도 정상적인 수면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수면착각증후군은 본인이 느끼는 것 이상의 수면을 취하는 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만족할 만큼의 수면을 취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수면 도중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빈번히 깼을 때 특히 심하게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잠을 자다가 빈번히 잠에서 깨게 하는 수면착각증후군의 원인은 코골이ㆍ수면무호흡 등 수면 호흡 장애가 80%, 팔ㆍ다리가 불편해 수면을 방해하는 하지불안증후군이 25%, 기타가 15% 등이었다.
수면착각증후군의 대표적인 원인인 수면 호흡 장애를 분석한 결과, 환자 240명 중 실제로 잠을 많이 자고도 적게 잤다고 생각할수록 수면무호흡 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대상자 가운데 30% 미만으로 본인이 잠을 잤다고 인정한 비율에서 수면무호흡지수가 5 이상인 환자가 90%, 그 보다는 더 잤다고 인정하는 비율인 50~70%를 인정하는 비율에서는 수면무호흡 지수가 5 이상인 환자가 80%였다.
이는 수면을 착각하는 비율이 높은 환자일수록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수면 중 각성이 더 많았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비율로 수면을 착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수면착각증후군이 가진 문제로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잠을 자다가 빈번히 깨게 되면 마치 잠을 자지 않은 것처럼 느끼게 돼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함을 느끼지 못하고 수면의 질에 만족스럽지 못해 낮에 늘 피로하고 무기력해 항상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수면착각증후군 환자는 이를 수면 부족으로 착각해 스스로 더 많이 자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럴수록 밤에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는 부담감과 불안감이 커져 오히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악순환을 겪는다.
대다수 수면착각증후군 환자는 잠을 자고도 자지 않았다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단순 불면증 환자라고 오해해 수면제를 복용할 때가 많다. 하지만 수면 호흡 장애가 있으면 증상이 더 악화되거나 돌연사할 위험이 있으므로 본인의 수면 장애를 인정하고 의사 처방을 받아 정량의 약을 복용해야 한다.
수면착각증후군이나 불면증이 의심된다면 수면에 대한 종합 검사인 수면 다원 검사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수면착각증후군으로 인한 수면 다원 검사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므로 사전 진료를 통해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확인한 뒤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