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올해 1분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계의 신용위험도를 높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과 가계의 대출 문턱도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13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올해 1분기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를 지난해 4분기 대비 높거나 유사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업 중에서는 항공업·여행업 등 코로나19 관련 취약업종이 포함돼 있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위험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3월 은행권의 만기 연장 및 이자 유예 기간이 끝나면서 원리금 상환을 미뤄왔던 기업을 중심으로 건전성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가계의 경우 저신용·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신용위험도가 지난해 4분기 대비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두 분기 동안 낮아졌던 기업 대출 수요는 올해 1분기 다시 치솟을 것으로 봤다. 지난해 4분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경기가 부진해지면서 매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지난 분기 대출수요지수가 마이너스(-3)로 돌아섰던 대기업도 올해 1분기에는 대출수요가 늘어날(+9)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가계대출 수요 증가세는 지난해 1분기 수준으로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가계의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지난 분기 대비해서는 8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 일반대출의 경우 저택 구입이나 전세자금, 주식투자 수요로 늘어나긴 하겠지만, 2~4분기만큼 수요폭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대출 수요는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가계 빚 폭증으로 대출총량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하는 은행은 대출을 다소 까다롭게 내줄 예정이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에 보다 신중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코로나19 재확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지속 등에 따른 여신 건전성 관리 강화 때문에 중소기업과 가계를 중심으로 대출을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