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수장’에 도전하는 후보들이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표심 대결을 펼친다. 협회장 선거에 토론회가 열리는 것은 협회 창립 이래 처음이다.
대한테니스협회 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오후 2시 제28대 대한테니스협회장 선거후보자 초정 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는 협회 공식 유튜브 채널 ‘대한테니스협회TV’를 통해 생중계된다. 토론에서 후보들은 △주니어 선수 육성 계획 △저변 확대를 위한 비전 등 한국 테니스 발전을 위한 폭넓은 주제로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는 전ㆍ현직 협회장을 포함해 총 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정희균(54) 전라북도테니스협회장은 테니스 동호인 출신으로 현재 대한테니스협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동생인 정 협회장은 정치권에서도 활동했다.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정무특보와 전북도당 총괄본부장을 지냈고, 현재는 노무현재단 전북공동대표다. 그는 선거 공보물에서 “지금의 협회는 정상적인 협회가 아니다”며 변화와 혁신을 빼들었다.
김문일(74) 현우서비스 대표는 테니스 국가대표 선수와 감독을 지낸 뒤 국민생활체육 전국테니스연합회장까지 지난 원로 테니스인이다. 그는 △그랜드슬램 우승을 위한 펀드 조성 △국제대회 입상선수 왕복 항공료 지원 △유튜브 채널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전ㆍ현직 협회장도 격돌한다. 수성에 나서는 곽용운(61) 테니스협회장은 자신의 임기때 16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등 협회가 경제적 자립을 이뤘다는 점을 강조했다. 2016년까지 26대 협회장을 지낸 주원홍(65) 미디어윌 고문은 “재임 시절 삼성에게 3년간 9억원을 후원 받아 권순우 등 유망주들의 세계 무대 도전에 힘을 불어넣었다”며 펀드를 조성해 주니어를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테니스 간판이었던 이형택을 길러낸 지도자로 잘 알려졌다.
이들 전ㆍ현직 협회장은 육군사관학교 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과 관련한 송사로도 얽혀 있어 뜨거운 토론이 진행될 전망이다. 주 고문은 협회장 때인 2015년 이 사업을 위해 자신의 동생이 회장으로 있는 미디어윌에 30억원의 대여금을 받았다. 하지만 곽 협회장 임기 때, 위탁운영권 및 대여금 상환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졌다. 협회는 1, 2심에서 패소하면서 약 60억원의 부채를 갚아야 할 위기에 놓였다.
곽 협회장와 주 고문은 서로 자신이 이 문제를 풀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곽 협회장은 “대법원에서 패소할 경우, 전임 회장과 육사에 배임 등 형사 책임을 물어 협회가 손실을 보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본인 동생 회사와의 문제인 만큼 주 고문이 적임자라는 평가도 있다.
한편 차기 협회장은 오는 16일 대의원, 시도 및 시군구 임원, 지도자, 선수, 동호인, 심판 등 202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