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 당기지 말고, 돌베개 피해야…목 디스크 관리법

입력
2021.01.08 10:41


직장인 A(29)씨는 평일에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업무를 보고, 주말이면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모바일 게임을 한다. A씨는 어느 날 목덜미가 뻐근하고 어깨가 뭉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근육 뭉침으로 여겨 손으로 주물러 주는 데 그쳤다. 하지만 통증은 사라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깨부터 손가락 끝까지 찌릿찌릿 저려왔다. 그제서야 병원을 찾은 최씨는 ‘목 디스크 탈출증’ 진단을 받았다.

최근 코로나19에다 맹추위 등으로 바깥 활동이 줄면서 스마트폰 사용량이 급증해 목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 스마트폰을 잘못된 자세로 오래 사용하다가 목 디스크 탈출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 볼 때에는 고개가 자연히 앞으로 기울어진다. 이때 뒷목 근육은 목을 지탱하기 위해 더욱 강하게 수축하면서 목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진다.

일반적으로 중립 자세에서 목 디스크는 5㎏가량의 무게를 견딘다. 고개를 앞으로 15도 숙일 때마다 5㎏가량의 하중이 목 디스크에 추가적으로 가해진다. 즉 고개를 30도 숙이면 15㎏, 60도 숙이면 25㎏가량의 부담이 목 디스크에 가해지는 셈이다. 60도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하고 있다면 20㎏짜리 쌀 한 포대를 목에 이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일자목증후군는 목 디스크의 초기 증상으로 옆에서 보았을 때 C자 형태의 ‘경추 전만’ 곡선이 무너지고 목뼈가 일자로 정렬된 비정상적 상태를 의미한다. 마치 거북이 목과 비슷하다고 해서 ‘거북목증후군’으로 불린다. 이런 일자목(거북목)증후군을 장기간 방치하면 목 디스크에 과도한 부담을 줘 목 디스크 탈출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김범석 고려대 구로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겨울철 한파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목 건강이 더 위협받고 있다”며 “이때일수록 목 건강을 위해서 가슴을 쫙 펴고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다녀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목 건강을 위해 3가지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①반듯한 자세 유지다. 고개를 앞으로 숙이는 동작을 가급적 피하고 거만해 보이더라도 가슴을 쫙 펴고 턱을 살짝 치켜든 자세를 유지한다. 이때 중요한 점은 목 뒤 근육에 힘이 가급적 적게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턱을 당기는 것이 목 건강에 좋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경추 전만 곡선을 해치고 목 디스크에 부담을 주기에 가급적 피해야 한다.

②목에 좋은 ‘신전(伸展) 운동’이다. 가슴을 쫙 펴고 양팔을 벌려 날개뼈를 뒤로 모은 상태에서 고개를 가볍게 뒤로 젖혀주는 동작을 5~10초간 유지한다. 이 같은 목 신전 운동을 자주할수록 좋고 15분에 한 번씩은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때 뒷목에는 힘을 빼야 하고 어깨가 과도하게 위로 들리지 않도록 유의한다. 뒷목과 어깨에 뻐근한 느낌이 들 정도는 괜찮지만 통증이 생기거나 팔이 저린 느낌이 있다면 운동을 멈춰야 한다.

③올바른 수면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천장을 똑바로 보고 누운 상태에서 목 밑에 수건을 돌돌 말거나 얇은 베개를 목 밑에 덧대 고개를 젖혀주는 자세에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베개는 푹신한 것이 좋다. 돌베개 등 딱딱한 재질은 피해야 한다.

김 교수는 “고개를 가급적 덜 숙이고 자주 뒤로 젖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가슴을 쫙 펴고 고개를 들어야 한다”며 “만약 통증이 견디기 어렵거나 팔이 저린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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